<화제의인물>대전맹학교 김태완군 ‘프리즘 프라이즈’ 우수상인 학고재상 수상
선생님 권유로 참가… 직접 만져보며 작품완성까지 한달 꼬박걸려

▲ 대전맹학교 김태완 학생이 '프리즘 프라이즈' 대회에 참가해 '내가 심은 나무'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전맹학교 제공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은 미술이라고 한다. 수학과 영어는 암기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지만 보이지 않는 것,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을 그려내는 것에는 두려움을 먼저 느끼기 때문이다. 오롯이 자신의 머릿 속 상상을 통해서만 사물과 생각을 도화지에 담아내야 하는 이들은 그림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 백 번, 수 천 번을 관찰하고 만져봐야 한다.

영어경시대회와 글짓기대회 등에서 다수의 입상경력을 자랑하는 김태완(14) 군도 미술에 대한 마음의 벽을 깨기까지는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대전맹학교에 재학 중인 김 군은 최근 시각장애인 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프리즘 프라이즈’ 대회에 참가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선생님의 권유로 우연히 출전한 대회였지만 작품 ‘내가 심은 나무’를 완성하기까지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했다.

김 군은 미술실에 있는 사과모형, 운동장에 있는 나무 그리고 잎, 줄기를 수차례 만져보고 ‘빨간색’, ‘보라색’ 등 원하는 색깔의 크레파스를 선생님에게 부탁하면서 한 달여간에 걸쳐 그림을 완성했다.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대신 다양한 감각을 통해 세상을 자유롭게 그려내고 있는 김 군에게 미술은 이제 더 이상 어려운 과목이 아니다. 미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김 군이 점차 그것을 스스로 이겨내고 완성해 낼 수 있었던 데에는 변함없이 김 군의 곁에서 응원해주는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

김 군의 부모는 작품을 완성하는 김 군을 묵묵히 지켜보며 늘 따뜻한 칭찬을 전했고 또 그렇게 부모의 사랑과 관심으로 완성된 김 군의 사과나무는 김 군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그를 지켜본 부모에게도 벅찬 감동을 안겼다.

김 군의 어머니 윤경래 씨는 “태완이가 정말 누가 봐도 진짜 나무 모양을 만들었다”며 “아주 풍성하고 아름다운 사과나무였다. 태완이가 나무 한 그루를 그리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마음이 벅차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런 어머니의 사랑에 김 군은 “제가 도움이 많이 필요해서 특히 우리 엄마가 많이 힘드신 것을 안다”며 “이번에 상을 받은 것도 늘 부모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이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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