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선 KTX가 개통 초기 잇단 사고에 노출되면서 승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일 개통한 호남선 KTX는 개통 첫날부터 차체장치 일부가 파손된 채 운행하거나, 전기 공급이 끊겨 열차가 후진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시속 300㎞의 고속으로 달리는 KTX는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작은 사고라고해서 가벼이 넘길게 아니라 안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호남고속철 운행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송정역으로 향하던 호남선 KTX 열차의 워셔액 주입구 덮개가 고장난 사실이 정차역인 광명역에서 발견됐다. 차량 맨 앞쪽 외부 측면에 있는 워셔액 주입구의 잠금장치 고정 너트가 풀려 덮개가 열차 역방향으로 젖혀진 것이다. 하지만 광명역에서 제대로 정비를 하지 못하고 익산역에 정차한 뒤에야 청테이프로 응급조치한 뒤 다시 출발했다.

익산역을 출발한 KTX 열차는 응급조치한 청테이프가 운행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정읍역에서 청테이프를 재고정해야 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KTX 열차는 제속도를 내지 못하고 감속운행 해 목적지인 광주송정역에 예정보다 17분 늦게 도착했다. 호남선 KTX는 개통 이틀 후인 4일에도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열차가 1분가량 후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KTX 열차는 이날 충북 오송역을 지나 하천 다리 위에서 급정거하기도 했다.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을 만하다.

KTX의 강점은 빠른 속도다. 이번에 개통한 호남선 KTX는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최단시간으로 93분이면 주파가 가능하다. 오송에서 서울과 광주, 부산까지는 1시간 안팎이 걸린다. 전용선이 없던 이전보다 무려 1시간이나 앞당긴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고속으로 달리는 KTX 열차는 조그마한 결함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개통과 동시에 발생한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 사전 점검을 보다 철저히 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사고는 우연히 또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게 아니라 그 이전에 경미한 사고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경고성 징후를 무시했다 큰 재해를 당한 경우를 누차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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