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로 전환 가능성 높아
전례따라 타학교 이관 불가피
체육인들 “존폐 위기 우려”

대전고등학교가 ‘국제고등학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재 운영 중인 야구부와 농구부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내달 중 특목고지정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국제고 전환공모에 단독으로 응모한 대전고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심사를 통과한 뒤 교육부 동의를 거쳐야 하지만 현재로선 대전고가 큰 무리없이 국제고로 전환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전고가 국제고로 전환되면 교육과정과 학교특성 상 야구부와 농구부는 다른 학교로 옮겨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일반고에서 특목고인 국제고로 전환될 경우 운동부는 전례처럼 타 학교로 이관돼왔다.

실제 동아공고에 소속돼 있던 럭비부는 동아공고가 동아마이스터고로 전환되면서 명석고로 적을 옮겼고 대전동신고도 대전동신과학고로 전환되면서 소속 여자 축구부 선수들은 한빛고 유니폼을 입게 됐다.

또 지난해 대덕전자기계공고가 대덕SW마이스터고로 전환되면서 배트민턴부 역시 대전공고로 옮겨갔다.

하지만 이들 종목과 달리 대전고 야구부와 농구부는 지역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하는 등 전통과 상징성을 갖고 있는 팀들이다.

대전고 야구부는 한대화, 구대성, 강석천, 정민철 등 국내와 일본야구를 평정한 스타를 배출해 왔고 농구부 역시 국내 농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훈, 황성인, 조상현, 조동현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길러냈다.

이 때문에 대전고 동문은 물론 체육인들 사이에서도 전통의 팀인 야구부와 농구부가 사라지거나 타 학교로 이관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고 한 졸업 동문은 “학창시절 결승전에 오른 야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전교생이 버스를 타고 상경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야구부의 전통이 사라진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면서 “국제고로 전환되더라도 최소한 야구부만큼은 대전고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야구협회 관계자는 “우선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서 협회 차원에서도 신규로 팀을 창단하는 것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야구연습장 신설 등 다각도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진호·홍서윤 기자 windlak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