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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놀라운 일 아닌데요."

승리 요건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한화 이글스 우완 송은범(31)의 표정은 밝았다. 

송은범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까지는 몸에 맞는 공 하나만 내주는 '노히트 노런'을 펼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송은범은 4회 3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고, 5회부터 마운드를 안영명에게 넘겼다. 

한화가 3-2로 앞선 상황, 송은범은 1이닝을 더 무실점으로 막으면 승리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뒤 만난 송은범은 "나는 교체를 예상했다"며 웃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한 번 등판했다"며 아직 긴 이닝을 소화할 정도의 몸 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하며 "경기 초반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거라 생각했다. 팀이 승리해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심전심. 김성근(73) 감독은 송은범에게 '29일 송은범의 역할'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송은범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송은범을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으며 "송은범이 흔들리면 1회에라도 교체하려고 했는데, (아직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기 어려운 몸 상태에서) 꽤 긴 이닝을 소화했다"며 "그 덕에 경기 중반 이후 많은 투수를 기용할 수 있어, 개막전보다 두 박자 빨리 투수 교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 8월까지 SK 와이번스를 이끌 때, 송은범을 주력 투수로 활용했다. 

송은범은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SK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송은범은 한화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당시 송은범은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건 내가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언제든 등판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첫 등판에서 김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해냈다. 그 결과는 팀의 5-3 승리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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