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 서예이야기]

전국시대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군왕이 갈 길을 역설하던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전하께서는 진나라와 초나라에 복종을 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군왕의 위신을 지키지 못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천하의 패권(覇權)을 잡으려 드시는 것은 그야말로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고 보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선왕은 “아니, 과인의 행동이 그토록 나쁘단 말이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가령, 지금 소국인 추(鄒)나라와 대국인 초(楚)나라가 싸운다면 어느 쪽이 이기겠습니까?”

“그야, 물론 대국인 초나라가 이길 것 아니오.”

“그렇다면 소국은 결코 대국을 이길 수 없고 소수는 다수를 대적하지 못하며(중과부적·衆寡不敵) 약자는 강자에게 패하기 마련이옵니다. 지금 천하에는 사방(四方) 1000리에 아홉 개의 나라가 있는데 제나라도 그 중 하나이옵니다. 한 나라가 여덟 나라를 굴복시키려 하는 것은 결코 소국인 추나라가 대국인 초나라를 이기려 하는 것과 같지 않사옵니까?”

천하를 제패하려면 무력이 아닌 왕의 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맹자는 역설했던 것이다. 우리 주변 국가들은 서로 저 마다의 이익을 위해 체면 불구하고 지난날의 과오도 암면몰수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모든 업무와 정책에서 지난날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없이 국운의 만만세(萬萬歲)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용장과 맹장보다 지장, 지장보다 덕장이 최고이듯 덕으로 모든 일을 다스릴 때 최고의 장군과 지도자가 됨은 물론 세계일화(世界一花) 반석위에 대한이 우뚝 설 것이다.

<국전서예초대작가·前대전둔산초 교장 청곡 박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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