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서산시가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막바지 사력을 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주말에 기재부를 방문해 고속도로 건설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설파했다. 연간 수조원의 국세를 납부하는 대산공단의 경쟁력 강화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고속도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달 충남도와 서산시, 당진시, 대산5사가 공동건의문을 작성해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이후 압박 강도를 높인 행보다.

대산~당진고속도로의 타당성은 본란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듯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전국 6위권의 물동량과 중국과의 국제여객선 취항 임박, 관광수요 폭증, 대산공단 국세납부 기여도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물류비용의 경우 울산공단의 고속도로 접근거리가 6㎞, 여수공단이 15㎞인데 반해 대산공단은 40㎞에 달한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접근성이 가장 열악한 것이다. 물류경쟁력이 30%정도 비싸다는 것은 여러모로 국익의 낭비다.

대산~당진 고속도로는 남당진 분기점에서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까지 24㎞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64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2005년과 2009년 등 2차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선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정부가 이 도로와 편익비용(BC)이 비슷하게 나오거나 오히려 낮게 나온 지역도 국책사업으로 채택한 사례가 있는 점을 보면 서산시나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과하지 않다.

우리나라 한해 전체 예산 375조 4000억원 중 1% 정도의 국세가 대산공단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대산공단에서 낸 국세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서산시가 시세로 받는다. 이런 사실들을 간과하고 경제성만 운운하는 건 억지 논리다. 더욱이 대산항은 해양수산부가 조사한 항만시설 이용자 만족도에서 전국 무역항 31개 중 1위를 차지해 투자 가치도 크다.

대중국 관문이자 전진기지인 대산(서산)의 발전은 곧 충청권의 시너지로 이어진다. 변변한 고속도로 하나가 없어 길바닥에 소중한 혈세를 버리고 지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을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다. 전국 교통 사망사고 1위지역이라는 오명을 벗는 일도 부가적인 효과다. 지역과 기업의 상생·발전, 국익을 위해서 대산~당진고속도로의 건설에 정책적 배려가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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