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 또순이식당
50년 전통 이어와 전국 유명세
동태·야채 최상의 재료만 엄선
돼지고기 두루치기 환상의 맛

대전 중교로를 한 바퀴 돌아보며 다리도 퍽퍽해지고 배도 출출해질 무렵, 백춘희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또순이 식당(중구 대흥동·이하 또순이)’을 추천했다. 50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김복윤(72) 사장은 음식솜씨는 물론 억척스러운 면으로 또순이라는 별명을 얻어 지금의 또순이 식당을 차렸다고 한다.

세월의 흔적이 가게 외부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지만 음식 맛 하나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다. 또순이의 대표 메뉴는 서민 음식의 대표로 꼽히는 동태찌개.

백 부시장은 "93년 청주에서 대전으로 온 뒤 중구에 살면서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찾은 또순이식당을 지금까지 즐겨 찾는다"고 했다.

김 사장과 직원들은 매일 새벽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온다.

김 사장은 "몸이 힘들어도 지금까지 찾아온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최선의 재료만을 선보여야 한다"며 매일 새벽길을 나서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동태찌개에 들어 있는 무, 호박, 미나리 등 각종 채소는 뜨거운 육수 속에서도 신선함을 유지하며 동태의 비린 맛을 제거 해준다.

당면과 큼직하게 썰어진 두부도 함께 들어가, 찌개가 끓기 전 급한 허기를 달랠 수도 있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시뻘건 국물에 미나리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며 식욕을 자극한다.

토막토막 잘린 동태 살을 집으면 살이 유독 단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반 냉동보관 동태와 달리 펄펄 끓는 국물 속에서도 살이 터지거나 흩어지지 않는다. 비결을 물으니 배에서 잡는 바로 냉동시켜 생선살의 신선도와 단단함을 유지한단다.

국물을 떠 한 입 머금으면 칼칼한 첫 맛이 혀를 알알하게 한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맵다는 인상을 풍길 것이다.

하지만 적당한 기름기를 머금은 국물은 시원하게 목을 타고 넘어가 거부하기 어렵다.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손 맛으로 끓여주던 토속적인 맛이다.

동태찌개와 함께 나오는 밑반찬 역시 정겹다. 감자볶음과 미역, 시금치 등 집 밥의 그 맛이다.

쌀에 찹쌀을 섞어 지은 고봉밥에 큼직한 동태살, 반찬을 얹으면 눈도 배도 든든해진다. 또 다른 전통의 메뉴로 돼지고기 두루치기도 좋다.

오돌뼈와 함께 큼지막하게 썰린 돼지고기 역시 살이 단단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동태찌개와 마찬가지로 살짝 매울 수 있지만 양파와 대파가 내는 단맛이 어우러져 맛있게 맵다. 정 맵다면 물 대신 나오는 구수한 숭늉으로 입 속을 씻을 수 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
동태 비린내 없이 칼칼한 맛 일품. 추억의 어머니 손맛
서비스 ★★
북새통을 이루며 바쁜 식당
청결 ★★★
고향의 느낌, 외부에서 풍기는 느낌보단 세련된 편
가격 ★★★★
동태찌개·두루치기 7000원… 맛 대비 적당한 가격
접근성 ★★★
중구청역까지 도보 200m… 주차장이 없는 아쉬움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