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한남대 입학한 해방둥이 임원철씨, 엠티서 랩 자기소개 후 반응 폭발적
대학생활 푹 빠져 가족들 서운해해, 건강 허락하면 대학원 진학하고파

만학도 copy.jpg
▲ 해방둥이 새내기 신입생 임원철(71)씨와 임씨와 같은 동아리의 동기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한남대 제공
"내 나이 육십하고도 열한 살. 젊은이와 같이 랩을 하는 것이 얼마나 재밌고 젊어지는지 여러분들은 모를 거예요"

올해 한남대 사회과학대학 도시부동산학과에 입학한 늦깎이 새내기 임원철(71) 씨는 학과 MT 장기자랑 무대에서 선보였던 프리스타일 랩을 직접 재연하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당시 환호성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임 씨의 표정에서 그의 대학생활은 스무 살 여느 새내기들보다 더욱 설레 보였다.

임 씨는 1945년생 해방둥이로 71세라는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입학부터 주변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임 씨는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겁이나기도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내야겠다”며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임 씨는 수업이 있는 날이면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준비한다.

대학생활의 재미에 빠져 지내다보니 가족들은 오히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불평 아닌 불평을 할 정도다. 임 씨는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체력도 더욱 단련하기 위해 집에서 30분 씩 걸어서 등교하고 있다. 그는 "어린 손주 두 명이 있는데 처음에는 학교 다니는 걸 숨겼다. 근데 나중에 알게 된 녀석들이 '할아버지가 왜 학교를 다녀요?' 하고 웃더라. 지금은 손주들 영어 배울 때 옆에 슬쩍 앉아 같이 배우곤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수능시험 당시 정문에 들어갈 때부터 책상에 앉아 시험지를 열어볼 때까지 그 짜릿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난이도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이상하게 결과가 생각보다 좋게 나와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일흔 한 해 인생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과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공부를 위해 학교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한 것이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는 임 씨.

임 씨는 다가오는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젊은 동급생들을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졸업 후 대학원 진학까지 꿈꾸고 있다. 임 씨는 "젊어서부터 배우진 못했지만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오랜 꿈이 있었다. 오랫동안 기록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써보고 싶다. 사실 나도 나의 한계를 모르겠다.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ekka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