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전 당정청 협의 이후 관련 부처에 후속조치 아직 없어
미래·해수부 이전번복 재연 우려 이완구 총리 뒷심 요구되는 대목

국무총리실 소속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 등 신설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전계획 수립 무반응 등 정부의 움직임에 거대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는 게 배경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신설부처 세종 이전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부처 이전문제가 공무원 연금 개혁 등 핵심안건에 밀려, 당정청 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는 뒷담화가 전해지면서 삭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완구 총리의 불도저식 전략을 통해 당정청 협의내용이 부풀려졌다는 반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 총리가 법제처 법리 검토를 거쳐, ‘나홀로’ 신설부처 이전을 주장, 일단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그쳤다는 의견도 솔솔 피워오르고 있다는 건 묘한 반전 긴장감까지 조성하고 있다. 이전고시 등 후속조치의 큰 방향에 의문점이 생산되고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당정청 협의 이후, 이완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부처를 겨냥한 이전계획 수립 등 후속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후일담까지 전해지면서, 정부 반응까지 덩달아 위축되는 모양새이다.

대통령을 대신해 열린 이완구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행정자치부 정책평가담당 한 관계자는 “당정청 협의는 이완구 국무총리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아직 총리실로부터 이전계획 수립에 대한 전달사항이 넘어온 게 없다”며 “총리실에서 협의결과 내용이 넘어오면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한발 뺐다.

자칫 세종시 이전에 대한 추동력이 상실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대목이다. 국무총리실 반응도 시원찮다.

정부기관 이전을 관할하는 국무총리실 일반행정관실 관계자는 “당정청 협의에 대해 언론을 통해 알았다. 후속조치 지시는 없다 이전고시권자는 행자부 장관이다. 행자부로부터 따로 연락받은 게 없다”면서 ”행자부 추진사항으로 협의를 진행해야하겠지만, 현재로선 딱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무총리실 간부급 공무원은 “당정청 협의 내용이 흘러나간 것 같다. 아직 총리실 차원에서 지시한 것은 없다”면서 “아직 별다른 지시, 움직임은 없다. 향후 결과도 모르는 부분이다. 협의를 진행해야한다. 특정인이 추진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부·해수부 이전과 관련, 지난 2013년 9월 당정협의 번복사태에 대한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공존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당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미래부와 해수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당시 한 국회의원은 "미래부와 해수부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 내달 초 공청회를 거쳐 대통령 승인, 정부고시 등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미래부·해수부 이전 환영 성명서를 내고, 이를 기정사실화 하기도 했다. 그러나 2시간 뒤 발표내용은 번복됐다.

당시 새누리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수부와 미래부의 세종시 배치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뒤에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발 물러선 새누리당의 공식입장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 관심은 정부가 얼마나 신속히 이전고시 작업 등 후속조치 움직임을 보이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보다 분명하고 확고한 이전계획 수립 등에 전제해서다. 이완구 총리의 뒷심이 요구되고 있는 대목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행자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해 조직개편에 따라 총리 소속 신설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의 세종시 이전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한다 이완구 총리 지시에 따라 행자부가 이전고시를 발빠르게 실행으로 옮겨야한다. 자칫 심각한 당정청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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