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여행] 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달력하면 재미나는 것이 생각난다. 30일과 31일을 구분하기 위해 손을 꽉 쥐었을 때 뼈가 튀어 나온 부분으로 30일과 31일을 구분하는 일을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다. 사실 달력하면 제일 먼저 이상한 게 왜 7월과 8월은 연속해서 31일이고, 2월은 28일로 짧으냐는 것이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두 명의 사람을 등장시켜야 한다. 하나는 우리가 통상 시저(카이사르 시저, 줄리어스 시저)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시저는 갈리아를 정복했으며 BC49~46년의 내전에서 승리해 독재관이 된 뒤 일련의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추진하다가 암살당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가장 유명한 말은 암살 당할 때 믿었던 부하인 브루투스를 보고 ‘브루투스여, 너 마저…’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사실 더 유명한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제왕절개라는 말이다. 이 말이 나온 이유는 제왕절개에 대한 의학 용어가 시저섹션(Caesar Section)인데 시저가 제왕적 위치에 있던 사람이다 보니 시저섹션에 대한 변역을 제왕절개로 한 것이다. 그런데 왜 의학 용어로 시저섹션이라고 했을까. 그 이유는 시저는 스스로가 엄마 배를 가르고 나왔기 때문이란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시저가 암살당한 후 시저의 외조카인 아우구스투스가 시저의 유언장에 따라 시저의 양자가 되어 치열한 정권 경쟁 속에 로마의 초대 황제로 등극하게 된다. 그런데 이 당시 달력은 시작이 3월부터였고 그 결과 2월이 제일 늦은 달이었다. 이 때 7월이 생일인 줄리우스 시저(Julious Caesar)가 7월을 큰 숫자인 31일로 만들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July라고 명하였다. 여기에 힌트를 얻은 아우구스투스(Augustus)도 황제가 된 후 자신의 생일이 8월이므로 8월을 큰 숫자인 31일로 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August라고 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제일 마지막 달인 2월이 날을 뺏겨 28일이 되었던 것이다. 7월과 8월이 연속해서 큰 숫자인 31일, 그 결과 2월은 28일, 모두 권력자의 장난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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