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화 인식 속 규모경쟁 극심
여건 열악에도 개선의지 없어

국내 사립대학들이 대학 서열화와 ‘대마불사’라는 인식 속에 입학정원 늘리기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격히 정원을 늘린 지방 사립대의 경우 ‘교원 1인당 학생 수’와 법인전입금 등은 매우 열악해 교육여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시행된 '대학 학생정원령'에 명시된 입학정원과 2014년 사립대학 입학정원을 비교 분석한 결과 1970년대의 경우 입학정원이 가장 많은 20개 대학 중 15개 대학이 수도권 소재인 것으로 집계됐다.

40여년이 지난 2014년 기준 상위 20개 대학 역시 절반이 수도권 소재 대학이었다. 또 지난해 상위 20개 대학 중 14개 대학이 1970년대에도 상위 20위 내에 포함됐던 것으로 나타나 대규모 대학 상당수가 당시부터 규모 면에서 수위를 차지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상위 대학은 정원 증원량에 있어서도 수위를 차지하며 대학의 양적팽창을 주도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1970년대부터 이미 입학정원이 많았던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은 현재 3~4배로 정원을 늘렸으며 단국대는 8배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사립대학들 중에선 대구대가 38배 증원됐고 전주대는 25배, 경기대는 22배, 한남대와 계명대는 각각 17배 정원이 늘었다.

문제는 이들 대학들의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OECD 평균(15명)의 두 배가 넘는 30여명 수준에 달해 지난 40여년간 정원만 늘리고 교육여건은 상대적으로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급격히 정원을 늘린 지방 사립대의 경우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많게는 40명에 달해 수도권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지방 사립대는 수입 총액에서 법인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으로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충남권 사립대학인 한남대는 2013년 기준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36명으로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고 법인전입금 비율은 수입총액 1426억여원 중 8억 6000여만원으로 0.6%에 불과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지방 사립대학들은 수도권 따라잡기 식으로 정원을 급격히 늘려온 것으로 보인다”며 “정원을 조절하는 것이 양질의 교육을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ekka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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