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축협 조합장 선거 출마
지역 체육계 “발탁때도 우려
직위 정치 수단화 안타깝다”

임상덕(57) 천안시체육회 사무국장이 취임 2개월도 안돼 양계축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무국장 직을 사퇴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6일 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임 전 사무국장은 25일 대전·충남양계축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 등록신청서를 제출했다.

임 전 사무국장은 직산읍 판정리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출마에 앞서 지난 24일 시 체육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구본영 천안시장에 사퇴서를 냈다.

이로써 지난 1월 2일 정식 임명장을 받은 임 씨는 1개월 23일만에 자진사퇴한 최단명 사무국장이란 불명예 기록을 안게됐다. 체육회 사무국장은 행정공무원 5급(과장급) 3호봉 수준의 처우를 받고 있다.

임 전 국장의 출마 소식에 지역 체육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임 씨의 사무국장 발탁 당시 체육계 일각에서는 ‘체육행정 경험이 없는 비 체육인’이라는 이유로 우려섞인 반대여론이 형성됐었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그러나 과거 자유선진당 당시 정치적 행보를 함께 했던 임 씨를 사무국장에 전격 임명했다.

한 지역 체육계 원로 인사는 "뜻있는 체육인들의 여론에 귀를 막고 밀어 부친 ‘불통인사’에서 비롯된 참사"라며 "수장교체로 어수선한 체육회의 조기 안정을 바라는 체육인들의 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체육회 이사 A 씨는 "두달도 채 안돼 그만두면서도 이사회에게도 사전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임명권자와 전체 체육계를 경시하는 오만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65만 천안시 체육회 사무국장 직이 특정인의 정치적 수단으로 추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또 체육계 인사 B 씨는 “이번사태는 체육인은 물론 스포츠를 사랑하는 65만 천안시민을 우롱하는 비상식적 행위”라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향후 체육회 행정은 공정한 공모제를 통해 전문 체육인 출신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국장의 돌출 사퇴로 체육회는 또 한 차례 행정공백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체육회는 바뀐 구본영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부회장단과 이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체육행정이 제자리를 찾지 못했었다.

당장 체육회 주도로 3~4월에 치러질 각종 체육행사와 6월 예산 도민체전 준비에 차질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행정의 핵심 지휘라인에 공백이 발생한 만큼 일 추진에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면서 "일단 상임 부회장 체제로 공백을 메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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