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기후변화 등 지구적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1992년 UN환경개발회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요성과 원칙에 합의하고 그 실천계획으로 '의제21'을 수립,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지속가능발전종합목표(SDGs) 수립과 포스트2020 신기후체제 출범이 분주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정부의 목표 설정 및 이행 책임성도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녹색 청주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은 이미 20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1996년 청주의 지역의제21 추진기구로 푸른청주21실천협의회가 결성됐으며, 2003년부터는 청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로 개칭, 활동해 오고 있다. 2009년 녹색도시전국대회를 주관하며 '지구를 살리는 녹색수도'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2011년에는 살고싶은 청주만들기협의체와 통합해 현재와 같은 거버넌스 기구인 녹색청주협의회로 다시 출범했다.

소통과 협력의 거버넌스를 표방해 온 녹색청주협의회는 정책현안에 대한 활발한 협의와 조정, 녹색청주를 위한 다양한 실천협력활동을 전개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도시공동체 발전을 위해 '함께그린청주', '초록마을사업' 등 다양한 시민실천프로그램을 전개했으며 500여개의 기관·단체들이 참여하는 녹색청주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한 녹색청주포럼을 통해 옛 연초제조창 활용방안, 대중교통체계 활성화방안, 도·농 상생의 청주·청원 통합방안 등 정책담론을 형성해 왔다. 무심천 100일 간의 실험, 도시대학 및 마을만들기, 자원순환포럼 운영 등 정책협력사업도 펼쳤다. 이 같은 굿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실험적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 말에는 '제15회 지속가능발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4년 7월 우리는 자율적 주민합의에 기반한 통합청주시 출범이라는 역사적인 전기를 맞이했다. 도시 규모의 외형적 확대에 따른 이점과 기대심도 적지 않으나, 도심부의 과밀화를 억제하고 전원지역의 난개발을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특히 도시와 농촌이 서로 보완하며 상생하는 새로운 도시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제 보다 넓은 안목과 보다 깊은 성찰로 도시발전에 대한 참다운 전망과 대안을 만들어가야 하는 때다. 기후변화 대응, 삶의 질 향상, 보편적 복지 실현, 양극화의 해소, 지역 정체성 확립, 공동체의 강화, 경제 발전 등 청주는 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방정부와 시의회, 시민사회와 주민, 산업계, 전문가들이 열정과 지혜를 모아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역사회의 발전과 지구적 환경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합청주시 출범에 부응해 녹색청주협의회도 지난 2월 25일 총회를 거쳐 조직의 확대·개편을 추진했다. 또한 새로운 활동 비전을 수립해 통합청주시의 협치기구로써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녹색청주협의회가 도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적 기구일 수는 없다. 반면 해결하는 것 하나 없는 소모적이며 무의미한 기구로 간주할 필요도 없다. 지속가능한 청주의 발전을 위해 민·관·산·학이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며 협력하는 것, 그 자체가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지구환경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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