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시 서구 관저동 구봉지구 12만 4000㎡에 대한 그린벨트가 해제된다. 면적은 당초 계획(68만㎡)보다 대폭 축소됐다. 이 일대엔 2017년까지 발전기술종합연수타운이 조성된다. 뒤늦게나마 구봉지구 개발방향이 제시됐고,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소모적인 갈등도 일단 진정의 계기를 맞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당초 이 구상은 복합문화유통시설인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유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대전시는 2008년 아웃렛 유치에 공을 들였다. 신세계 첼시가 중부권에 아웃렛 건립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밝혀지면서부터다. 2010년 11월엔 대전시와 신세계 측이 35만m²에 4500억원을 들여 프리미엄 아웃렛 쇼핑몰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춘 대전 유니온스퀘어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지는 조성원가 수준으로 제공키로 해 특혜논란을 촉발시켰다. 기업·투자유치를 통해 대전경제의 파이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맞서 반론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해 3월과 12월 심의 결과 이 지구의 그린벨트 해제를 불허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유니온스퀘어 조성 계획을 포기한 대신 처음엔 공익성 보강차원에서 부수적으로 끼워 넣었던 발전기술종합연수타운 조성계획을 강조했지만 그것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역경제 살리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난개발이나 특혜시비를 없애는 게 더 화급하기 때문이다.

그간 구봉지구 사업은 지역민들에게 개발 수요만 잔뜩 부추겼다. 주변 땅값이 들썩였고 주민 기대감 또한 마찬가지였다. 2015년까지 신세계가 외자를 유치, 교외형 복합유통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할 경우 1조 300억원의 생산파급 효과, 1만 6000명의 고용효과, 55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장담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제 와서 이를 원점으로 되돌리기에도 만만치 않는 처지다.

구봉지구는 주변 경관 및 자연 환경의 보전 가치가 탁월한 지역이다. 지리상으로도 충청권과 영호남권, 수도권을 연결하는 접근성 또한 수월하다. 대전 도시기본계획상 시세확장에 대비해 확보해둔 개발공간이기도 하다. 이왕에 연수타운 클러스터를 조성할 바엔 특화된 요소로 지역과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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