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 “지금까진 공평한 기회… 실력 안되면 뛸수 없다”

▲ 김성근 한화감독이 2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중인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 보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올 시즌 성패는 시범경기까지 남은 열흘 동안 어떻게 팀을 만드느냐다. 이제 진짜 선수를 가려내겠다.”

한화이글스의 일본 전지훈련이 막바지로 가고 있지만, 김성근 감독(73)은 아직 ‘배’가 고프다.

25일 오후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이같이 말하며, 전력 극대화를 위한 각오를 다졌다.

시즌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현 전력은 60% 정도라고 밝힌 김 감독은 “대부분 선수가 아직 베스트는 아니다”라며 “캠프에서 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팬이 궁금해하는 이용규의 수비 복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그는 “지금도 충분히 경기에 나갈 수 있지만, 무리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답한 후 “얼마 전 턱을 다친 정근우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24일 2군 캠프로 간 외국인 선수 모건에 대해서는 “시합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아 내려보냈다”고 짧게 말했다.

100%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올 시즌 팀 운용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올 시즌 타순과 마운드 운용 등에 관해 묻자 “선발 라인업에 대한 구상은 있지만 몸 상태가 문제”라며 “훈련을 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야 수비였는데 50%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어깨가 좋은 외야수가 없다. 정말 심각하다”며 “외야 수비가 안 되면 한 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연습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안이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전지훈련 기간 드러난 한화의 또 다른 문제는 주전과 비주전간 실력 차이로, 대부분의 주전급 선수들이 빠진 채 치러진 지난 17~19일 세 차례 연습경기(SK 0-7, 요코하마 2군 2-18, 니혼햄 8-19)와 주전급이 나선 21일 삼성(3-2), 22일 KIA(8-5), 24일 야쿠르트(5-6)전은 완전 다른 팀이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비주전들이) 연습 때는 잘하는데 시합 때는 경험 부족이 드러나더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박노민은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선수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주목받은 선수는 박노민을 비롯해 김회성, 김민우, 정대훈, 조영우 등이 있다. 김 감독은 “김회성은 타격폼이 많이 좋아졌다. 3루는 언제든 커버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정대훈과 조영우는 제대로 쓸 수 있는 단계까지 왔고, 김민우는 연습경기 때는 고전했지만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에 대해서는 “야구를 할 줄 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은 두 외국인 투수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불펜은 걱정이 커 보였다.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미정이다. 윤규진을 생각했는데 지금 안 좋다. 제대로 안 만들고 이대로 가면 묵사발이 될 것”이라며 “최영환은 지난해 로봇같은 폼에서 이제 좀 투수 같아졌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은 옛날 같았으면 내게 얻어맞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화는 오는 3월 7일 LG를 상대로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때는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쿠르트와의 경기에서도 송은범의 공이 안 좋아 3실점 했지만 포수 조인성이 리드를 잘못한 것도 있다. 그런 것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수비도 수비지만 투수진의 분발이 시급하다”며 “FA 3인방(권혁·배영수·송은범)과 윤규진, 이태양, 박정진 등의 컨디션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이기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선수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줬지만 남은 전지훈련 기간에는 더 조일 것이다. 실력이 안 되면 뛸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오키나와(일본)=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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