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본사 명예회장

요즘 터키로 출국했다가 시리아로 잠입하여 이슬람 과격단체 IS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18) 군 이야기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뉴스를 접하고 가장 놀란 것은 김 군과 가족들 사이에 대화가 없이 필담으로 의사 전달을 해왔다는 것이다. 역시 가정에서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김 군에게 가정이란 무엇이었던가? 김 군은 중학교만 나오고 고등학교 진학을 못한 채 여느 또래들이 누리는 학교생활이나 교우들과의 어울림도 없었다. 바깥출입은 거의 하지 않고 집에 틀어 박혀 SNS세계에 빠져 들었다.

1년 동안 그가 517번이나 IS·시리아·터키 등 이슬람 관련 검색을 했고, 특히 신문기사 등 인터넷사이트 65곳을 즐겨찾기로 올려놓을 정도. 그런데도 그들의 가정에서는 쪽지만 있고 대화의 '소통'이 없었던 것일까? 물론 미래가 캄캄하게 만 느껴졌을 김 군에게 'IS월급' '여자' 등 미끼는 새로운 꿈의 세계로 인도하는 충동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월급을 준다' '여자가 있다'는 게 생명을 담보로 총을 들게 하는 황당한 미끼임을 깨우쳐 줄 누군가가 있었어야 하는데 김 군의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

흔히 이와 같은 김 군 같은 처지의 젊은이를 '외로운 늑대'라고 한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외로운 늑대'의 선택에 관심을 보이거나 은근히 동경하는 또 다른 '외로운 늑대'가 적지 않게 우리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100명 정도였던 김 군의 트위터 팔로어가 며칠도 안 돼 500명을 넘었음이 그런 우려를 갖게 한다.

그 속에는 우리나라에 7만명이나 되는 고등학교 진학 포기자들도 있을 것이고 가족 간 쪽지조차도 소통을 못하는 '외로운 늑대'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이와 같이 '창밖을 헤매는 늑대들이' 프랑스, 중국, 영국 등에서 자발적으로 시리아에 있는 IS를 찾아가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힌 현실이다

어쩌면 이런 무리 속에는 소비자가의 갑질에 뺨을 맞고 무릎을 꿇어야 했든 백화점 주차요원 같은 청소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IS대원이 되어 얼굴에 복면을 하고 총구를 겨누며 사막을 누빌지도 모르는 김 군의 페이스북에 남긴 황당한 말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나는 이 나라와 가족을 떠나고 싶다. 단지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

이와 같이 '외로운 늑대'의 잘못된 울부짖음이 더 나오지 않게 우리 어른들, 우리 정치인들, 우리 선생님들…. 삐뚤어진 그들을 바른길로 이끌고 그들에게 꿈을 주는 고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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