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어마어마한 양의 지하수는 그동안 어디 꽁꽁 숨어 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났나싶게 소비되는 물의 양이 엄청나다. 이렇게 물을 마구 뽑아내도 수자원 고갈은 없는 걸까. 더 이상 생수를 채취되지 않는 곳의 사후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을까. 폐공을 무단 방치하여 오염물질이 지하로 스며드는 통로가 되는 건 아닐까. 수거하여 재활용한다지만 곳곳에 버려지는 페트병의 환경오염은 어느 정도일까. 간편하게 마시는 생수의 신선함 뒤로 이런저런 우려가 따라온다.
금수강산을 자랑하던 우리나라도 이제 물 부족 국가의 대열로 옮겨갔다. 수입제품이나 해양심층수 같은 특별한 이름을 내건 생수가격은 웬만한 한 끼 식사보다 훨씬 비싸다. 이렇게 흥청망청 물을 쓰다간 언젠가 어쩔 수 없이 비싼 물을 수입해 먹어야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KTX 열차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300여㏄에 700원을 받아 휘발유 값보다 훨씬 비싸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은 이제 목마르면 금값이라도 사먹는다는 말로 바뀌어 가고 있는가.
<논설위원·한남대 문과대학 학장·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