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강남 1970’ 배우 김래원】
‘내면의 괴로움’표현에 충실
의외모습에 기존 이미지 탈피

▲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강남 1970'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김래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분방하고 낙천적이고, 서글서글한 인상에 시원한 웃음으로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철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믿음직스러운 '동네 대학생 오빠'. 그를 스타 반열에 올린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2003)를 비롯해 영화 '어린 신부'·'…ing',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의 작품에서 보였던 배우 김래원(34)의 모습은 대개 그랬다.

이후로 '미스터 소크라테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을 꾀했지만 여전히 대중에 각인된 김래원의 이미지는 훈훈하고 선한 인상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선보이는 김래원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의외다.

수년 만에 영화와 드라마로 나란히 컴백한 그는 비열한 건달과 냉철한 검사라는 전혀 다른 역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민호와 함께 출연한 유하 감독의 영화 '강남 1970'에서 김래원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배신도 서슴지 않는 건달 백용기 역할을 맡았다. 

용기는 자기 자신이 살려고 살인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지만 이면에는 두려움과 자괴감에 벌벌 떠는 면도 존재한다. 처음부터 악했다기보다 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든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김래원은 "처음에는 너무 악하기만 하고 비열해 보이기만 한 것 같았는데 내면에는 아픔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며 "내면의 괴로움을 표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한때는 마냥 선해보였던 김래원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비열함과 두려움이 함께 담겼고 덕분에 한층 깊어진 눈매는 날카로움을 표현하고자 15㎏을 감량한 몸매와 어우러져 김래원을 '이유 있는 나쁜 놈'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런가 하면 현재 인기리에 상영 중인 드라마 '펀치'에서는 명석한 검사 '박정환'으로 분한다.

전작인 드라마 '천일의 약속'(2011)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여자를 사랑하는 역할을 맡았던 김래원은 이번 작품에서는 3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뇌종양 환자 역을 맡았다. 이태준(조재현)을 위해 건물 난간에 매달리는 등 7년간 '오른팔'로서 온갖 궂은일을 처리하며 이태준을 검찰총장 자리에 앉히는 야망 넘치는 검사였던 박정환은 시한부 판정 이후 자신에게 등을 돌린 이태준을 총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래원의 한 단계 성장한 연기력 덕분인지 '강남 1970'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개봉일(21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펀치'의 시청률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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