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새해가 밝았다. 역시 입시를 앞 둔 학부모들의 관심은 온통 수학에 매달려 있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사실 수학은 크게 3단계로 나눠진다. 첫째가 풀려고 하는 것을 수식으로 나타내는 것, 이것을 모형화라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가 수식을 풀어 답을 구하는 과정, 이것을 해법이라 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구한 답을 적용해 가는 과정, 이것을 적용 또는 이해(interpreting)라 한다.

그런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모형화다. 어떤 방법으로 모형화 하느냐에 따라 구한 답의 신뢰도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적분으로 모형화 할 수 있는 것을 확률로 했다고 해 보자. 그 구한 답의 신뢰도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아무튼 내가 풀고자 하는 것을 수식으로 모형화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가 논리와 집합으로 모형화하는 것이고 둘째가 해석학적 방법, 다시 말해 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으로 치자면 수열, 로그, 미분, 적분, 행렬 등등이 여기게 해당한다. 세 번째 모형화 방법이 확률과 통계이고 마지막 모형화 방법이 경험론(heuristic)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첫 번째 모형화부터 마지막 경험론까지의 모형화 중 제일 좋은 것이 바로 논리와 집합에 기반한 모형화 방법이란 것이다. 이것으로 모형화해 답을 구한다면 그 답은 100% 믿어도 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신뢰도가 있는 것이 해석학적 모형화이고 답의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이 바로 확률과 통계이며 제일 못 믿는 답이 바로 경험론이다.

예로 고스톱을 친다고 하자. 당장 먹을 것이 없을 시 경험론으로 피, 풍, 초라고 했지만 이 경험을 어디까지 믿을 것 인가 스스로 회의가 들 것이다. 따라서 수학적으로 모형화 할 시 논리와 집합으로, 그것이 안 되면 해석학적으로, 그래도 안 되면 확률과 통계 그리고 정말 방법이 없을 시 선택하는 것이 경험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수학은 모형화 방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해법만을 가르친다. 답답하다. 새해, 논리와 해석학적 사고를 듬뿍 키우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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