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건강관리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요즘 길고 긴 겨울방학 중에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방학 시작과 동시에 만든 생활계획표가 처음의 계획과는 무관하게 온종일 TV와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기 일쑤다.

그러나 이처럼 자신의 계획과는 달리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된다. 특히 겨울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활동량이 적어지게 되고 그만큼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올 겨울 아이들의 건강관리에 유의해 다가올 신학기는 활짝 웃는 얼굴로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하자.

▲감기

코나 목구멍 부위에 염증이 생겨 목이 붓고 콧물, 재채기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 아이들 감기는 고열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 감기는 합병증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에 잘못 관리하다가는 모세기관지염에 걸리거나 심하게는 천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우선 평상시 실내 공기가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적절한 습도(50∼60%)와 온도(18∼20도)를 유지해 주고 하루에 한두번씩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또 날씨가 춥다고 집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실외운동이나 산책을 통해 추위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귀가시에는 병균이 손을 통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손에 비누칠을 해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깨끗이 씻어낸다.

▲아토피성 피부염

건조한 겨울철에 연약한 아이들의 피부를 괴롭히는 것이 바로 아토피성 피부염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만성 피부질환의 일종으로 피부, 얼굴, 목, 팔꿈치 등에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질병이다. 긁으면 염증이 더욱 심해지므로 긁지 못하게 하고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되도록 면으로 된 옷을 입히고, 목욕할 때 비누는 순한 것을 사용하는 게 좋다. 또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동상

과거에 비해 동상에 걸리는 일은 현저하게 줄어 들었지만 겨울철 놀이에 정신을 뺏긴 아이들이 충분히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평소 따뜻한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잘 생기며 주로 얼굴, 귀, 손, 발 등에 걸리기 쉽다.

동상의 가장 좋은 치료는 바로 예방이다. 어린이들이 찬바람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쓰며 동상에 걸렸을 때는 환부를 미지근한 물에 넣어 덥게 하면 된다.

▲비만

추운 날씨 때문에 행동이 위축되고, 실내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평소보다 운동량이 줄어들어 살이 찌기 쉽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 비만하면 어른이 된 후에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체중이 의심되는 경우, 패스트푸드나 고지방 식품을 피하고 신선한 야채 위주의 식단을 통해 아이의 체중조절에 신경써야 한다.

식사와 간식은 정해진 시간에 하며 반드시 식탁에서만 먹게 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게 하고 심부름을 자주 시켜 일상생활 가운데서 신체를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치

겨울철에 특별히 걸리는 질병은 아니지만 방학 중 아이들의 게으름으로 봄이 되면 충치 때문에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

충치로 인한 부정교합(합죽이) 등 치과질환의 대부분은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발생하기 시작하고 일단 발생한 후에는 비가역적으로 진행,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하루 3번, 잠자기 전 양치질하는 습관을 들인다.

또 취학 전 아동은 사고력이나 손재주가 아직 부족해서 부모가 치태를 완전히 제거 후 어린이가 스스로 이를 닦을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충치 치료와 함께 방학을 이용해 치석 제거, 보철, 그리고 치아교정 등을 받는 것이 좋다.

▲학기 중에 미뤘던 건강상태 점검

학기 중에 시간이 없어 미뤘던 질병 치료나 예방접종 등을 하기에 겨울방학은 아주 좋은 때다. 학부모는 평소 아이에게 필요한 건강관리 항목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서 날짜별로 계획을 세워 놓는 것이 좋다.

우선 간단한 건강검진을 통해 기생충 감염이나 빈혈, 신장과 심장의 상태, 구강 상태 등을 점검하도록 한다. 평소에 배가 자주 아프거나 기운이 없고 얼굴이 유난히 창백한 아이는 자세한 건강검진을 받아 봐야 한다.

안과에서는 TV와 컴퓨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시력장애를 체크하고, 안경을 쓰는 아이는 시력이 잘 맞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 중이염과 만성 비후염·축농증·편도선염 등의 수술과 피부흉터 제거 등도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다.

<도움말 주신분: 김용철 을지대 가정의학과 교수, 신정원 대전선병원 소아과 과장>

전문가 600자 고언

▲ 김용철 교수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거르게 되면 생활리듬도 깨질 뿐더러 두뇌활동도 떨어지며 식사시간이 늦춰짐에 따라 밤참을 자주 먹게 되면서 비만이 될? 우려도 있다. 수면관리는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더 잘 수 있도록 배려하되, 자정 이후에는 가급적 수면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또 항상 몸을 깨끗이 하고 외출 후에는 손발을 잘 씻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많으면 면역력이 약해지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신정원 박사

"겨울이라도 바람이 덜 불고 햇볕이 따뜻한 날에는 바깥에 나가 찬 공기도 느끼고 태양의 자외선을 받는 것이 아이의 피부와 호흡기를 단련시켜 주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 아이에게 두꺼운 옷을 입히면 땀을 흘리게 되므로 오히려 좋지 않다. 되도록 얇은 옷을 입혀 자율신경을 단련시키는 것이 기온 변화에 탈없이 잘 적응하는 방법이다. 외출할 때 역시 온도 조절은 겉옷으로 하고 속에는 비교적 얇은 옷을 여러 겹 입혀 실내에서는 하나씩 벗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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