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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되보니 장애인 심정 이해” 장애인 차량 개발 주력

[인향만리]정태훈 중부대 교수
“장애인 자동차장비 개발”빙판길 미끄러져 장애진단
전신마비… 1년만에 강단에
장애인 편의시설 가격비싸
전공인 자동차관리학으로
국산화·가격안정 도움줄것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제1면     승인시간 : 2014년 12월 25일 15시 37분
▲ 중부대 제공
“몸이 불편해지니까 자동차에 몸을 싣는 것조차 장벽이 됩디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쉽게 차에 오르내릴 수 있는 기기를 발명하기로 했죠. 내 전공이 자동차공학이니까.” 최근 만난 정태훈(57·사진) 중부대 자동차관리학과 교수는 전동의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중부대 학생처장 보직을 맡는 등 활달하던 그는 일 순간 사고로 목 아랫부분이 전부 마비됐다.

불의의 사고는 지난해 2월 찾아왔다. 집 근처 산책을 나갔다가 빙판길에 발을 디딘 순간 미끄러져 4~6번 경추를 심하게 다쳤다. 게다가 정 교수의 담당의사는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했다.

정 교수는 ‘전신마비·회복불능’ 진단이 떨어지자 마자 재활에 들어갔다. 서울 국립재활원에서 3개월가량 장애인 보조공학기기를 사용하며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그가 재활에 나선 계기는 대학에서 그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신체부터 마음까지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겁니다. 남의 도움을 받거나 반드시 보조공학기기를 사용해야 움직일 수 있다는 자격지심이 들어 재활을 꺼리거든요. 저는 학생들을 다시 만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 물었죠.” 올해 스승의 날인 지난 5월 15일 가까스로 강단에 다시 선 그였다.

거동이 온전치 않은 정 교수를 위해 중부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도 팔을 걷어 부쳤다. 중부대는 미닫이였던 연구실 문을 휠체어 통행이 편하도록 여닫이로 교체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특수책상과 의자, 차량 조수석 의자가 밖으로 나오는 차량용 보조공학기기 등을 지원했다.

사고 후 2년여가 된 현재, 정 교수는 자신의 전공과 연계한 장애인 편의시설 개발을 꿈꾸고 있다. 대부분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수입을 하거나 가격이 비싸 장애인들이 사용을 못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휠체어에서 차량 좌석에 옮겨타는 장치는 차량 개조비만 약 3000만원에 달한다. 차량 가격 4000만원까지 더하면 약 7000만원이 된다. 게다가 이 장치조차 해외에서 개발돼 수입을 하면 관세가 붙고, 물류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선 한국의 절반가도 안되는 가격에 장애인 보조공학기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요 부품의 국산화가 덜 돼 있고 과도한 유통마진이 붙어 가격이 올라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이론과 불편한 몸으로 임상실험을 하면 좀 더 유용하고 저렴한 보조공학기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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