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김두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장
2014년 한해, 건강보험은 참으로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현 정부 공약이었던 4대 중증질환인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대한 의료보장성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환자들이 병원에 갈 때 가장 부담을 느끼던 비급여 항목, 즉 선택진료비(일명 특진료), 상급병실료가 건강보험 적용돼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병에 걸리면 치료보다 더 무서운 게 병원비라는 말들을 종종 한다.
더욱이 중한 질병인 경우에는 그 한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이러한 중증질환에 대한 환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변화가 무척이나 많았던 한 해였다.
그 중 암환자에 대한 고가항암제 보험적용은 가장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지난 3월, 그간 환자가 비급여로 부담하던 고가 항암제 ‘아바스틴주’와 ‘얼비툭스주’가 보험으로 적용받게 돼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환자분들의 병원비 걱정을 덜어준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두 약제의 보험적용으로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4800명의 환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얼비툭스주’의 경우 3000만원을 넘게 부담하던 항암제 비용이 14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고 하니 이 얼마나 획기적인 일인가? 또한 ‘레블리미드캡슐’도 내년 3월부터는 보험적용 돼 다발성골수종 환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비 걱정, 건강보험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정부의 약속을 한번쯤은 믿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이와 함께 올해는 이러한 비급여 중 가장 대표적인 선택진료비(특진료)와 상급병실료에 대한 개선이 대폭 이뤄진 한 해였다. 선택진료비는 지난 8월 1일부터, 상급병실료는 9월 1일부터 보험혜택이 적용됐다. 이 2대 비급여는 중증질환자 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그 혜택을 주고 있어 더욱 반갑다. 덕분에 선택진료비 환자부담이 평균 35% 줄어들었다.
선택진료비 축소와 함께 상급병실료 부담도 완화됐다. 그 동안에는 6인실 외의 나머지 병실(특실 및 1인실~5인실)에 대한 상급병실료를 환자가 전액 부담했으나 지난 9월 1일 이후부터는 4~5인실에 입원한 경우도 건강보험이 적용, 기존 4만원에서 10만원 넘게 환자가 매일 부담하던 입원비용이 2만원대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 그리고 내년에는 대형병원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되는 병실의 비율을 70%까지 높인다고 하니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보험 혜택은 국민 하나하나의 소중한 보험료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건강보험혜택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 만큼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많아지는 것이기에 한정된 보험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요즈음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미생'에서 나오는 말 "우린 모두 미생이고, 완생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말처럼 건강보험도 완생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면서 우리에게 소중한 건강보험이 있다는 것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올 한 해를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