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김두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장

매년 12월이 되면 아쉬움과 함께 한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는 '참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냈네'라는 말과 함께 '내년에는 더욱 나아지겠지'라는 바람을 갖곤 한다.

2014년 한해, 건강보험은 참으로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현 정부 공약이었던 4대 중증질환인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대한 의료보장성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환자들이 병원에 갈 때 가장 부담을 느끼던 비급여 항목, 즉 선택진료비(일명 특진료), 상급병실료가 건강보험 적용돼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병에 걸리면 치료보다 더 무서운 게 병원비라는 말들을 종종 한다.

더욱이 중한 질병인 경우에는 그 한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이러한 중증질환에 대한 환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변화가 무척이나 많았던 한 해였다.

그 중 암환자에 대한 고가항암제 보험적용은 가장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지난 3월, 그간 환자가 비급여로 부담하던 고가 항암제 ‘아바스틴주’와 ‘얼비툭스주’가 보험으로 적용받게 돼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환자분들의 병원비 걱정을 덜어준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두 약제의 보험적용으로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4800명의 환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얼비툭스주’의 경우 3000만원을 넘게 부담하던 항암제 비용이 14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고 하니 이 얼마나 획기적인 일인가? 또한 ‘레블리미드캡슐’도 내년 3월부터는 보험적용 돼 다발성골수종 환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비 걱정, 건강보험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정부의 약속을 한번쯤은 믿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이와 함께 올해는 이러한 비급여 중 가장 대표적인 선택진료비(특진료)와 상급병실료에 대한 개선이 대폭 이뤄진 한 해였다. 선택진료비는 지난 8월 1일부터, 상급병실료는 9월 1일부터 보험혜택이 적용됐다. 이 2대 비급여는 중증질환자 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그 혜택을 주고 있어 더욱 반갑다. 덕분에 선택진료비 환자부담이 평균 35% 줄어들었다.

선택진료비 축소와 함께 상급병실료 부담도 완화됐다. 그 동안에는 6인실 외의 나머지 병실(특실 및 1인실~5인실)에 대한 상급병실료를 환자가 전액 부담했으나 지난 9월 1일 이후부터는 4~5인실에 입원한 경우도 건강보험이 적용, 기존 4만원에서 10만원 넘게 환자가 매일 부담하던 입원비용이 2만원대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 그리고 내년에는 대형병원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되는 병실의 비율을 70%까지 높인다고 하니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보험 혜택은 국민 하나하나의 소중한 보험료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건강보험혜택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 만큼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많아지는 것이기에 한정된 보험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요즈음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미생'에서 나오는 말 "우린 모두 미생이고, 완생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말처럼 건강보험도 완생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면서 우리에게 소중한 건강보험이 있다는 것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올 한 해를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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