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클래식과 대중예술의 구분이 너무 엄격하여 교류와 혼융이 쉽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이런저런 논란과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예술의 생활화, 각박한 삶에 방점을 찍는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연주나 공연을 즐기는 행인들이 적절한 답례를 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이제 성숙해진 시민의식과 마음씀씀이, 여기에 부응하는 연주 실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온몸에 금분, 은분을 바르고 오랜 시간 눈 한번 깜빡거리지 않고 행인들을 바라보는 부동자세 마네킹<사진>은 더욱 고난도 분야이다. 대단한 극기심과 훈련 없이는 어려운 이 직종은 지금처럼 너나없이 힘든 일, 감정노동을 경원하는 우리 사회풍조에서는 구경하기 힘들지 않을까. 장시간 꼼짝 않고 서 있다가 잠시 쉬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 거리의 피에로 표정에서 삶의 고단함과 애환이 언뜻 비친다.
<논설위원·한남대 문과대학 학장·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