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짜 해외여행과 블랙프라이데이를 빙자한 사기사건이 대전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사기단에 속은 시민이 수백명에 달하며 그 피해액이 10억원을 훨씬 넘는다. 피해자들은 조금이나마 비용을 절약해보고자 문을 두드렸다가 이들이 파놓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서민들을 등쳐먹은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를 틈타 유사범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전동부경찰서는 해외여행을 공짜로 보내주겠다고 속여 10억원대의 여행예약금을 받아 챙긴 20대 여성을 사기혐의로 어제 구속했다. 이 여성은 여행사 프리랜서 직원을 행세하며 주변 지인들을 끌어들였다. 지난 1월부터 10개월 간 이 여성의 꾐에 빠져 돈을 날린 시민이 800명, 피해액이 12억 3000만원이나 된다. 이 중에는 태어나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기위해 쌈짓돈을 모은 이들도 꽤 있다.

20대 간 큰 여성의 사기행각에 여러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들이 해외여행을 왜 보내주지 않느냐고 따지면 현지 기후 사정이 나빠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를 둘러댔다고 하니 뻔뻔하기 짝이 없다. 더 나쁜 건 사기범의 아버지다. 60대의 사기범 아버지는 딸이 갈취한 돈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녀(父女)가 한 통속이었던 셈이다.

그런가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규모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빙자한 물품판매 사기사건이 발생해 대전지방경찰청이 수사에 나섰다. 여러 피해자들이 파격할인 문구를 보고 돈을 보냈다.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액만 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경찰은 해당 쇼핑몰 운영자가 다른 사람의 이름과 계좌번호를 이용한 속칭 바지 사장을 내세워 영업하다 돈만 챙기고 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

일련의 사기사건을 보면 그 수법이 매우 교묘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누구나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 피해자 중에는 교수도 있다고 한다. 연말연시에는 서민의 주머니를 노린 사기사건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상품가격이 시세보다 턱없이 싸거나 조금이라도 의심이 나면 확인하고 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기범들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