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4분의 1이 '사회적 고립 상태'에 빠져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 가운데 취업이나 단체참여, 봉사활동 등 사회활동이 전혀 없고, 재정적·심리적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완전 고립' 상태의 노인도 100명 중 11명에 달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4'는 '고독한 말년'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 양상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나이가 많을수록 사회적 고립을 당하는 비율이 높다. 사회적 고립상태에 빠진 노인을 연령 계층별로 보면 65~74세에서는 5명 중 1명꼴이었지만, 85세 이상에서는 5명 중 2명으로 두 배나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배우자 유무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배우자가 있는 노인의 경우 사회적 고립 노인의 비중은 19.8%인 반면, 미혼자와 이혼자의 비중은 각각 55.7%, 47.8%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다. 노인의 사회적 고립현상은 우리나라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읽게 해주는 키워드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 즉 '노인의 3고(苦)'는 질병, 빈곤, 고독을 꼽을 수 있다. 노인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른 가운데 홀로 죽음을 맞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몇 년이 지난 후에서야 시신이 발견되기도 한다. 가족이 시신 인수조차 거부해 가족 없는 장례를 치르기 예사다. ‘고독한 사회’의 편린들이다.

노인들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비율)이 우리나라는 80.3명(2011년)으로 일본 27.9명, 스웨덴 16.8명, 프랑스 28.0명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수치다.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지나칠 일이 아니다. 독거노인 대상으로 안부 확인서비스가 시행중이나 그것만이 해결책의 근본은 아니다.

빈곤, 질병, 가족해체 등으로 의지할 곳이 없어진 노인들의 처지가 딱하기만 하다. 한국을 보는 서방언론들의 눈이 심상치 않다. '부자나라를 만든 세대가 이젠 노인이 돼 빈곤에 허덕인다'는 그들의 진단이 틀리지 않다. 그렇다고 노인 일자리, 의료, 노인복지 등 사회안전망 시스템이 튼실한 것도 아니다. 당장 지역사회의 건전한 공동체 기능을 확대하기도 그리 쉽지 않아 난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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