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토지보상비 예산심의서
“버르장머리…” 부적절 발언 논란

천안시의회 조강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사진)의 지난 12일 ‘공무원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공직사회 비하발언과 관련, 천안시 공무원들의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천안시의회 A·B의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난 12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 복지문화위원회 소관 예산심의에서 ‘야구장 토지보상비’ 예산의 삭감을 주장하는 조강석 의원과 반대의견을 가진 의원들간 격론이 벌어졌다. 찬·반 입장차이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결론이 나지 않자, 회의를 주재한 서경원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고, 복지위 소속의원들은 회의장에서 비공개 정회시간을 가졌다.

조 의원의 ‘버르장머리’ 돌출발언은 이때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날 회의장에 함께 있었던 A의원은 “이야기중에 갑자기 조 의원이 ‘(예산삭감을 통해)공무원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고, 의원직을 걸고 후반기에는 예산 승인을 해주겠다’는 식의 의견을 내놓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 공무원 비하 발언이 다음날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천안시 공직사회는 분노로 들끓었다. 7급 공무원 C씨는 “천안시 공무원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은 막말로 심한 모욕감까지 느낀다”며 “조 의원의 막말은 엄연한 공직사회 비하발언으로 공식해명과 사과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 D씨는 “천안시 전체공무원들이 자기집에서 부리는 머슴처럼 생각하는 전근대적 망언”이라며 “명예를 소중히 하는 대다수 공무원들을 ‘하대’의 대상으로 여기는 ‘오만불손’이 깔려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공무원 E씨는 “과거 군사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아주 권위적 언행으로 전체 공직사회 차원에서 따져봐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의 이날 발언은 동료의원들조차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있다.

시 의원 E씨는 “민의 대표하는 대의기관의 한 구성원으로써 이성적이지 못한 부적절한 언사였고 동시에 의회의 권위와 품위를 해치는 부적절한 언행”이라면서 “의장단 차원의 적절한 논의와 조치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의원의 ‘책임지고 후반기 예산을 승인해주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동료의원들은 “시민혈세로 만들어진 예산이 특정의원 사금고에 넣어둔 개인 돈이냐”며 되묻고, “시 예산이 자기(조 의원)가 승인하면 올려지고 거부하면 빼야 하는 것이냐, 다른 의원들은 들러리냐”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천안시공무원노조 이은미 사무국장은 “조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공직사회를 비하하는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진위파악중에 있다”며 “조합원들의 공론을 거쳐 공식입장을 내놓을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의원은 16일 진위 파악차 방문한 공무원노조 집행부측에 “그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문제의 발언자체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전종규·유창림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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