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만일 일반인에게 세상에서 제일하기 싫었던 과목을 한 과목 들라고 한다면 수학이라는 답이 압도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에게는 죽어라고 수학 공부를 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 소위 명문대학에 보내고자 해서 그렇다.

일단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부모 관심은 수학에서 무조건 멀어져 간다. 다음 목적지인 좋은 직장과 좋은 배필에게로 향한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수학에 대한 열정은 고등학교 때 까지 뿐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나라를 이만큼 만든 바탕엔 부모가 허리띠 졸라매고 아껴가며 자녀 교육에 엄청난 사교육비를 투입한 면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대학부턴 수학에 관심을 끊으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그 결과 한 마디로 우리의 수학 교육은 문제 풀이(Solving)에서 끝이 난다. 정작 중요한 단계에 대해서는 수학적 사고와 훈련이 전혀 돼 있지 않다. 사실 수학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진다. 

첫째가 바로 자연현상이나 내가 풀려고 하는 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 다음이 이 수식의 답을 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문제 풀이 즉, solving이 된다. 최종적으로 구해진 답을 현실에 적용해 가는 과정, 이것을 interpreting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수학 공부는 풀고자 하는 수식이 어떤 자연 현상을 나타낸 것인지 또 어디에 쓰이는 수식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문제만 푼다. 그리고 구한 답에 대한 고민도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예를 들어 볼까? 분수로 3분의 1에 3을 곱하면 1이 된다. 

그런데 3분의 1을 소수로 표현하면 0.333…이 된다. 여기에 3을 곱하면 0.999…가 돼 1이 되지 않는다. 같아야 하는데 답이 같지 않다. 이 같이 아주 사소한 분수와 소수에 대한 고민 한 번 안하고 소위 대학을 졸업한다. 멀었다. 우리의 수학 교육과 관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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