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부경찰서 ‘1등 선행가’ 배도명 경사

켜켜이 쌓여가는 선행의 가치는 후대에 이어지면서 빛을 발한다. 나 혼자가 아닌 내 자식, 그 자식의 자식까지 이어지는 가치가 더 많은 사회 곳곳에 따스함을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중부경찰서 소속 배도명(44·사진) 경사는 이런 면에서 ‘1등 선행가’라 할 만하다.

선행이나 봉사의 양을 떠나 자신의 아들 광선(전문초 6학년) 군과 선행을 나누고, 또 봉사의 ‘참 맛’을 전한다. 배 경사와 광선 군은 지역의 ‘대전봉사체험교실’과 함께 2년 전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배 경사는 봉사체험교실 소속 모두가 칭찬받아 마땅한 상황에서 자신만이 거론되는 것이 버겁다 했지만 정작 그의 활동은 절대 소소하지 않았다.

1년 내내 연탄을 배달했고, 알아주는 이 없는 장애인의 생일을 챙기거나 지역환경미화에 힘썼다. 바쁜 경찰관 업무에도 “주말에라도 아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내자”고 시작한 ‘동반봉사’가 어느새 지역민의 마음에 작은 산처럼 남았다.

광선 군 역시 주말마다 오전 6시가 못돼 일어나 400장 가까운 연탄을 땀흘려 나르는 과정이 고될만도 하지만 동행을 계속했다.

배 경사는 그저 봉사활동에 싫증내지 않고, 꼬박꼬박 함께하는 아들이 대견스러울 뿐이다.

배 경사는 “새벽에 자는 아들 얼굴보고 나오고, 다시 밤에 자는 얼굴을 보면서 부모자식 간 대화가 부족함을 절감했다”며 “처음엔 아들과의 추억을 만들자고 시작한 일인데 어머니로부터 이어진 ‘봉사의 가치’도 전해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봉사교육’은 배 경사가 처음이 아니다.

배 경사의 기억에 어릴 적 선화동 먹자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던 어머니는 단 1차례도 노숙인을 쫓아낸 적이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찾아오는 노숙인에게 언제나 찬밥이 아닌 더운 백반을 한상 차려주셨다”면서 “언제나 저에게 ‘베풀면 돌아온다’고 말씀하셨다”고 추억했다.

따지고 보면 3대에 걸친 선행.

정년이 되면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일을 하고 싶다는 배 경사는 이런 ‘내리사랑’이 대를 이어 지속되기를 무엇보다 소망했다.

배 경사는 “나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봤을 때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들의 아들, 그 아들의 아들까지 이런 성공이 이러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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