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고마 개관 특별전
잭슨 폴록作, 컴포지션 #37

▲ 잭슨폴록, 컴포지션(Composition) #37, 아트센터 고마 제공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적 대표자인 잭슨 폴록은 생전에 유럽의 현대 미술 화가들과 동등하게 인정받았던 최초의 미국 화가 중 한 명이다.

대공황 시절 폴록은 공공사업진흥국(WPA) 연방미술사업계획에 화가로 고용됐다. 당시 그의 작품들은 전형적인 미국 서부 주제에 기초한 풍경과 구상 회화가 주를 이뤘다. 그는 서부에 위치한 자신의 고향인 코디를 여행하고 그곳의 사진을 보면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폴록의 미술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멕시코의 벽화 화가인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의 작업실에서였다. 여기서 그는 페인트를 붓고 떨어뜨리는 것이 예술적 기법일 수도 있으며, 뿐만 아니라 그림 표면에 에나멜페인트와 래커, 모래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디언의 토템이나 그리스 신화 등을 주제로 스위스의 정신병리학자인 융적인 환상을 그렸으나, 1947년 무렵부터는 마루에 커다란 캔버스를 펴놓고 그림 속에 들어가 유동성의 그림물감을 쏟으면서 그리는 소위 ‘드리핑 페인팅’ 기법을 만들어 냈다. 그의 드리핑 페인팅 작품들 중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그가 영국 테이트갤러리의 초대전을 위해 유럽을 방문했을 때 한 덴마크 부호의 파티장에서 즉흥적으로 그린 것이라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떤 이들은 폴록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저 혼돈스러운 작품을 만들 뿐이라고 비평하기도 했지만 클레멘트 그린버그와 같은 이들은 ‘현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라며 폴록의 재능을 칭송했다. 그의 작품은 팝 아트 같은 뒤이어 등장하는 미국의 미술 운동들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폴록은 20세기 문화의 아이콘이 됐다.

<해설:이상희 아트센터 고마 전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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