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포함 전국 3곳 남아… 민간시장 침범·고용주 불편 영향

일용직 근로자에게 알선료 없이 일자리를 주선해 주는 ‘일일취업센터’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민간 영역의 침범과 고용주 측 불편을 이유로 전국에 있던 취업센터 대부분이 문을 닫고 대전을 포함해 전국에 단 3곳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29일 대전고용센터에 따르면 대전고용청 산하인 대전일일취업센터는 일용구직자들에게 알선 소개비를 받지 않고 구직알선을 해주고 있다. 직업알선소를 거치게 될 경우 통상 1만~1만 5000원의 알선비를 임금에서 빼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용직 근로자 대다수가 생활취약계층인 점을 감안하면 일일취업센터를 통해 알선비를 절약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소재해 있던 일일취업센터는 점차 사라져 현재 대전과 울산, 대구 단 3곳만 남아있는 상황. 대전고용센터 측은 일일취업센터가 점점 쇠퇴하는 것을 민간시장의 침범과 고용주 측의 고용불편을 이유로 들었다.

현재 대전지역의 유·무료직업소개소는 총 262곳(고용노동부 워크넷 집계)으로 정부기관 무료 알선을 확대할 경우 업계 반발이 거세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일일취업센터를 통해 기업들이 구인을 할 경우 구인·구직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문제로 꼽혔다.

직업알선소를 통할 경우 ‘전화 한통’이면 구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자번호 등을 기재해야 하는 번거로운 신청서 작성을 기업들이 꺼려하기 때문이다. 대전고용센터 관계자는 “고용부가 직업알선소 같은 민간시장 영역을 침범한다는 논란이 우려돼 일일취업센터를 없애는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며 “구직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크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지금은 일용직 알선을 민간위탁사업에 맡기는 방향으로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용청 부속기관임에도 대전일일취업센터에는 담당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고, 홍보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에 처해 있다. 반면 홍보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일용구직자들이 알음알음 찾아 일일취업센터를 통해 취업알선을 받은 건수는 지난해 3804건, 올해는 2598건에 이른다. 

대전 용전동에 사는 김모(32) 씨는 “복합터미널 옆에 있는 일일취업센터가 개인이 운영하는 직업알선소 인줄 알았는데 대전고용청에서 운영하는 곳 인줄은 몰랐다”며 “일용직근로자들이 하루에 받는 돈이라고 해야 5만원 안팎인데 만원이나 되는 수수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알선을 받으면 큰 도움이 될텐데 점점 사라지고 있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