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청외과 김찬기·김영일 원장
월 100~120여명 지역 어르신 영양제 주사와 말동무 해드려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겐 의료현장체험 멘토역할 톡톡

▲ 충청외과 김찬기, 김영일 원장.

받은 게 많아 베푼다는 것.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당연한 ‘마음’일 수는 있어도 그 ‘실천’이 당연하지는 못할 수 있다. 이런 당연한 마음을 직접 실천으로 옮기는 의사들이 있다.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충청외과 김찬기·김영일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찬기 원장은 지역 소외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영양제’ 주사를 놓는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고, 김영일 원장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의사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직업체험 캠프’를 운영하는 외과 의사들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펼치는 봉사를 최고로 여기는 두 의사를 만나봤다.

김찬기 원장이 22일에도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왔다는 사실은 김영일 원장의 입으로 전해졌다. 김영일 원장은 “김(찬기) 원장은 지역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영양제 주사도 놔 드리고 말 동무도 돼 드리며 진정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22일에도 이미 봉사를 하고 왔는데 말을 하지 않는다”고 추켜세웠다.

그러자 김찬기 원장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사실 그동안 받아온 것이 많아 시작한 일”이라며 “대학교 다닐 때 한센병 환자촌에서 의료봉사를 했던 경험이 지금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고 나서 생각하니 워낙 의미있던 기억으로 남아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찬기 원장은 “대전봉사체험교실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보니 학생들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연탄봉사를 하더라”며 “거기서 같이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보니 어르신들 건강이 염려되고 환경도 열악해 영양제를 놔 드리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같은 봉사활동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어느덧 월 100~12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영양제를 놔드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보람이라고 하는게 영양제를 맞고 난 어르신들이 개운하다거나 정말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게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혈관이 보이는 순간까지는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일 원장 역시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의 ‘멘토’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외과의사다.

김영일 원장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병원에 직접 방문해 의료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닥터스멘토 적십자 의사봉사회’의 일원으로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는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직업체험에 나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의사라는 직업이 사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이상한 직업이지 않나.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인데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웃었다.

1997년 문을 열어 선화동과 월평동을 거쳐 시청 옆 현재의 위치에서 변함없이 지역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충청외과의 두 외과의사. 봉사활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알려지지 않아 더 의미가 있다는 이들의 마음은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던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실천, 그 자체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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