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들린다며 정신이상증세
정신 질환 치료경험 전무해
주민들 “평소에도 마찰빚어”

30대 남성이 하룻밤 사이 부모를 모두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대전에서 발생했다. 원룸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이 남성은 경찰에서 “환청이 들렸다”고 말하는 등 정신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동부경찰서는 23일 부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A(39)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2일 오후 8시15분경 자신의 자택에서 아버지 B(70) 씨와 어머니 C(66)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범행 약 5시간 뒤인 23일 오전 1시경 112에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알렸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장소인 A 씨의 자택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서 A 씨는 범행 후 집에서 나와 거리를 배회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112에 스스로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경찰 조사 과정에서 “환청이 들렸다” 등을 말을 반복하면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에게 정신질환 치료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사건 현장 주변에서 만난 동네 주민들은 “그동안 A 씨의 이상 행동으로 많은 불편을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A 씨와 같은 빌라에 사는 한 주민은 “올 초 A 씨가 우리집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면서 현관문에 달린 번호키를 아예 부숴버렸다. 당시 처음엔 누가 그렇게 한지 몰랐는데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한 후에 A 씨 짓인 것을 알았다. A 씨가 부모와 함께 그 집에 산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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