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서 기자회견 … “국민안전 외면·혈세낭비”
경기도 장호원 주민과 갈등 조장 공단 등 비판도

▲ 23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필용 음성군수가 감곡역사 장호원 이전설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철수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중부내륙철도가 경유하는 충북 음성군 감곡역사를 당초 설계안과 달리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으로 변경하려 하자, 이필용 음성군수까지 부당함을 알리고 나섰다.

이 군수는 23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을 찾아 음성 감곡역사의 갑작스런 위치변경은 ‘국민안전을 외면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기도 이천~충북 충주~경북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철도는 2006년 11월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2007년 1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기본설계를 마친 뒤 2011년 3월부터 실시설계 중이었다. 올 들어 지난 4월 30일 환경영향평가에서 주민설명회 당시까지 일명 ‘112정거장’이라 불리는 음성 감곡역사의 위치는 2011년 개정된 철도설계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음성군 감곡면 왕장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7월 18일 공단이 장호원 주민에게 실시설계 변경안을 갖고 주민설명회를 연 사실이 며칠 뒤인 같은달 21일 음성군 감곡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음성군 감곡면 주민 20여명은 ‘감곡역사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8월 28일 충북도청에서 ‘공단이 불과 3개월 사이 전혀 다른 내용의 주민설명회를 하면서 지역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국민감사 청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이 군수까지 이례적으로 충북도청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공단의 무책임한 처사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군수는 “공단은 112정거장의 중심을 장호원 쪽으로 70m 이동시켜 승객의 접근편의성을 향상시켰다고 해명했지만 이것은 국민의 안전을 무시한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며 “장호원읍 노탑리는 1944년 대홍수로 청미천 유형이 바뀐 곳으로 상습 침수지역 및 연약지반으로 위험천만한 하천변에 역사 및 광장, 주차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을 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군수는 “미래 열차 고속화를 위해 당초 청미천 교량위에 있던 분기기(分岐器)를 음성군 감곡면 쪽으로 130m 이전하면서 112정거장 역사 위치 또한 감곡면 왕장리로 이전하게 된 것”이라며 “장호원쪽으로 70m 이전해 역사를 설치할 경우 돌발 상황 시 제동거리가 짧아져 안전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 군수는 “기본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교량 및 진입램프 신설은 37번 국도와 장호원 112정거장을 연결하는데 무려 300억원의 국민혈세가 낭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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