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日 수출 전년동기比 44% 늘어
엔저현상… 전국유일 대전만 상승
美기업 일본지사, 한국지사서 흡수
일본내 매출량 함께 포함한 결과

최근 대전지역 기업들의 대일본 수출이 수치상 폭발적으로 증가해 수출 훈풍이 기대됐지만 실상은 달랐다.엔화 약세로 전국적으로 대일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대전지역만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새로운 시장개척이나 계약 성사가 이뤄진 것이 아닌 다른 요인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1~9월 대전의 일본 수출액은 2억 157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1억 4904만달러)보다 무려 44.8% 증가했다. 4분기 수출예정치를 제외하더라도 이미 지난해 총 수출액인 2억 285만달러를 앞지른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가 대전지역 기업들이 일본을 상대로 일궈낸 성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과 무역협회 등 관련 기관의 수출동향보고를 분석해보면 대전지역이 강세를 띈 품목은 '펌프류'로 무려 31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대일 수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펌브류’의 이 같은 약진은 실제 시장개척에 따른 성장이 아니라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인 ‘오일기어’의 일본지사 철수로 인해 한국지사인 ‘오일기어코리아’가 일본지역을 관할하게 되면서 해당 물량이 수출로 수치에 잡혔기 때문이다. 오일기어코리아 측은 일본시장에 진출해 얻은 성과가 아닌 흡수를 통해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오일기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일본지사가 철수하며 한국지사가 일본지사의 매출관리를 맡게 된 것일 뿐 시장이 커지거나 수출을 통해 이뤄진 성과는 아니다. 일본에서 이뤄지는 매출을 한국지사에서 관리만 하는 것일 뿐 일본과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일본지사의 연간 매출액은 공개하기 어려우나 시기상 펌프류 품목 강세를 보인 것이 일본지사 철수로 인한 여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1090원대였던 엔화환율은 약세가 꾸준히 지속돼 현재 955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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