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뉴스]
길자 http://blog.naver.com/azafarm

▲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옥계 저수지. ‘가야9곡 녹색길’을 걷는 관광객들을 제일 처음 맞이 해주고 있다. 블로그 캡처

24절기 중 한로(寒露)를 지나고 상강(霜降)으로 향해가고 있는데요. 한로가 지나면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다가 상강이 오면 서리가 내리린다고 합니다.

지금 이 시기가 등산이나 걷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난 10월 11일, 예산군 덕산면에서는 걷기 행사가 열려 필자도 동참을 하였습니다.

이번에 걸은 길은 ‘가야9곡 녹색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길입니다. 가야9곡 녹색길은 리솜스파캐슬 앞 관광안내소에서 부터 가야산 아래 있는 남연군묘까지 이어져 있는 약 16㎞ 길이의 걷는 길입니다.

이번 걷기는 늘푸른예산21 회원들과 함께 옥계저수지 주차장에서 부터 남연군묘까지 걷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주말을 맞이하여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분들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된 경우도 많고 주말이면 하루종일 거실에서 텔레비전만 보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며 길을 걷게되면 그러한 문제점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예전에 SNS상에 옥계저수지 모습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그 모습을 보고 몇몇 분들이 "외국에 나갔냐~??"는 댓글을 비롯하여 "요즘 신선처럼 지내네~"하는 댓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절경은 멀리 외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늘 있어왔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죠. 옥계저수지를 출발하여 200~300m를 걸어가면 옥병계가 나옵니다.

옥계저수지를 비롯하여 이곳 옥계리라는 명칭도 바로 이 옥병계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옥병계는 어떤한 곳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이 바로 옥병계 전경입니다. 지금은 펜션이 들어서 있지만 예전에는 누각이 놓여져 있었다고 합니다. 옥과 같이 티없는 맑은 물이 흘렀다고 하여 옥병계라는 명칭이 붙은 이 곳은 조선시대 많은 문인과 관료들이 즐겨찾았던 덕산의 명소입니다.

이번 가야9곡 걷기는 내포문화숲길 김종대 사무처장께서 안내를 해주셨답니다. 맑은 하늘아래 황금들판을 걸으며 옛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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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씨가 새겨진 옥병계의 바위. 물을 뿌리면 세이암이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나타난다.

옥병계에 있는 바위에는 여러 글씨가 쓰여져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뻔한 이 바위에 물을 뿌리니 신기하게도 글씨가 나왔습니다. 세이암이라고 적힌 이 한자의 의미는 귀를 씻으며 속세에 떠도는 나쁜 이야기를 씻어낸다는 뜻인데요. 그러한 의미만큼이나 서체에서도 단호함이 느껴졌답니다.

옥병계를 지나 이제 가야9곡 중 4곡인 석문담으로 향합니다. 이제 농촌 곳곳은 황금물결이 넘실거리는데요. 예전에 도시에 살았을 때는 마냥 이뻐보이던 이 풍경도 농촌에 살면서부터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농부들의 피와 땀 그리고 제값 받지 못하는 현실이 황금들판에 오버랩 되는 듯 느껴졌답니다.

이곳이 바로 4곡인 석문담입니다. 석문담에 온 것은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그 경치를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역사적 지식이 짧아 많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릴 수 없어 아쉽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 가야산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야산 아랫동네인 상가리는 절(승가)이 많았던 것에서 유래되었으며 오페르트 도굴사건으로 알려진 남원군묘 또한 이곳과 관계된 이야기랍니다.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는 곳이 바로 내포이며 내포의 중심은 바로 이곳 가야산이랍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을 통해 내가 자주 가던 곳이 새롭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도 느낄 수 있죠.

아이들이 첨벙거리는 이 장소에서 많은 선비들이 시를 짓기도 하였으며 스님들이 목을 축이고 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이 곳이 무척이나 특별하게 보였답니다.

충남에는 가야9곡 녹색길을 비롯하여 내포문화숲길, 백제미소길, 아라메길, 재너머숲길 등 많은 걷는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예산이 투입된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내포지역에는 길을 통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여러분들도 내포에 있는 길을 걸어보시는건 어떨까요? 가족과 함께하면 더욱 좋겠죠?

(이 글은 10월 15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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