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철 수
충북본사 정치경제부장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마무리 된 청원생명축제와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부터 충북도 농특산물 한마당 행사, 충북도 4%경제달성 경제인 다짐대회, 증평인삼골축제와 한우축제, 성무제까지 연일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 분평동 원마루축제부터 음성품바축제까지 시·군마다 동네축제도 잇따르고 있다.

올 상반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정국에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축제들이 한꺼번에 하반기로 몰리면서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란 말을 더욱 실감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덕분에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지역경제도 모처럼 활력을 얻는 듯하다. 하지만 축하해야 할 이런 잔치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는 뭘까. 바로 연탄 몇장으로 추운 겨울나기를 해야 할 우리 주변의 저소득층 때문일 것이다. 겹치기 행사로 기업체 후원금이 행사장으로 몰리다 보니 정작 일부 사회복지단체에서 9~10월 동안 추진한 사랑의 연탄나누기 사업이 지난해 목표치보다 30%가량 떨어진 70%에 머물기도 했다. 이는 아마도 지역에 그만큼 돈 있는 기업이 적고, 소외계층을 도울 만큼 여유 있는 기업이 적다는 얘기도 된다. 오죽했으면 충북도가 전국대비 3%대에 머물고 있는 충북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바이오, 태양광, ICT(정보통신기술), MRO(항공정비산업)를 충북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4%경제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웠을까.

충북도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수많은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낼 경우 지역경제 규모는 커지는 것 뿐만 아니라 낙수효과에 힘입어 일자리도 늘고 헐벗고 굶주린 이들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전국대비 10%, 20%도 아닌 ‘4%경제를 달성하겠다’는 충북도의 야심찬 계획이 조금은 초라해 보이다 못해 비장해 보이기까지 한 이유는 이런 점에 있다. 겹치기 행사로 기업의 후원금이 고갈되다 보니 서민의 연료인 연탄나누기 행사나, 사회복지 후원금이 줄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충북도, 더 나아가 충청권의 경제규모를 키워 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는지도 모른다. 이는 충북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기업인들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도 아니고, 충북도나 11개 시·군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 도민 하나 하나가 홍보대사가 돼 충북도를 적극 알리고 기업유치를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얼마 전 청주상공회의소가 주관해 성황리에 막을 내린 ‘4%충북경제 달성 경제인 다짐대회’나 앞서 개최된 ‘출향도민(기업인) 고향 방문의 날 행사’는 참으로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출향 기업인들에겐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충북 기업인들에겐 정보교류의 장이 되기 때문에 이보다 자연스럽고 더 좋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시종 충북지사는 성공적인 오송바이오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바이오 수도 충북’ 선언은 물론 기업간 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위한 소규모 엑스포를 매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는 그야말로 멍석 깔아주고 기업인들이 마음 놓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소리없이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업 활동으로 배부른 충북 기업들이 많이 나올 때 4%경제규모 달성 이상을 꿈 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성장한 기업들이 한 겨울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우리 주변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화롯불이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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