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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저소득층-다문화가정 짝짓는 결혼전도사

[인향만리]
김수경 우송정보대 호텔관광학부 교수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에 10년 째 무료 결혼식 선물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2014년 09월 26일 금요일 제1면     승인시간 : 2014년 09월 26일 00시 00분
   
 

장애를 가진 한국 남자와 베트남 여자의 결혼식 날. 2005년 초겨울, 아직 푹한 날씨인데도 하늘에선 첫눈이 내렸다.

이들을 위해 야외 결혼식을 준비한 우송정보대 호텔관광학부 학생들은 부랴부랴 인근 체육관을 찾아 식장을 꾸몄다.

체육관 식장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우호와 화합, 행복한 가정을 상징하는 콘셉트로 가득하게 꾸며졌고, 1000명이 넘는 하객이 몰렸다.

국적과 장애를 넘어 함께 하기로 약속한 두 남녀를 위해 학생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 세러모니’를 선물했다.

이 모든 일의 뒤에는 행복 결혼 전도사, 학생들의 스승 김수경(45·사진) 교수가 있었다. 김 교수가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의 짝들을 위해 무료 결혼식을 선물한 지도 벌써 10년 째다.

2004년부터 그는 매년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을 위한 결혼 이벤트를 계획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웨딩학’이란 낯선 분야의 전문가로서 김 교수는 자신의 역할을 똑바로 직시한다. ‘결혼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건강한 예식 문화를 널리 전파하는 일, 그런 인식을 바탕한 연구와 교육으로 좋은 웨딩 플래너들을 양성하는 일, 그 일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한다.

학기마다 학생들을 6개 팀으로 나눠 50만원을 주고 ‘초저가 결혼식을 만들라’는 과제를 주는 것도 나름의 철학 때문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웨딩은 거품이다.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보니 사실 50만원 정도의 돈을 갖고도 얼마든지 멋진 예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예식에는 보통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의 비용이 드니 거품인 것”이라고 말한다.

웨딩 촬영에 꽃장식, 빌리는데만 수백만원인 웨딩드레스….

돈과 돈이 얽혀 쌓인 성벽마냥 우리사회 거품 낀 예식 문화가 오히려 젊은이들의 ‘부부 맺기’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실 우리의 식장 문화는 많이 변질된 형태다.

흔히들 하는 결혼식 순서도 오랜 역사 속 어디에도 없는 우리의 삶과는 괴리된 듣고보도 못한 이상한 방식”이라며 “결혼 비용만 엄청나다. 저출산 문제가 개선되려면 결국 만혼이 줄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런 방식의 혼례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나의 무료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선 수없이 발품을 팔고 고개를 숙여야만 하지만 김 교수는 “늘상 해오는 일이라 이골이 났다”며 멋쩍게 웃는다.

그러면서도 결혼식 그 자체보다는 ‘왜 결혼을 하고, 어떤 가정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교육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을 애써 강조할 때, 웨딩 전문가 김수경 교수의 눈은 매섭게 빛났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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