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 철 수
충북본사 정치경제부장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추석 연휴가 끝났다. 올 들어 처음 실시 된 대체휴일로 평균 5일 이상을 쉬는 근로자가 많았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가족과 친지를 만나고, 밀린 담소를 나누며 회포를 푼 이가 있는가 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을 찾지 못하고 부모님께 선물만 보낸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사실 추석은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보릿고개를 겪던 우리 선조들에겐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크다.

또 설(구정)과 함께 추석은 가풍을 중시하던 우리 선조들의 뜻을 잇고 핵가족화 시대에 가족을 연결해 주는 끈이 되고 있다. 여기에 민족의 대이동과 함께 선물을 주고 받는 미풍양속이 내수경기 진작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떤이들은 올 경기가 좋지 않아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선물만 고향으로 보내다 보니 그 어느해 보다 택배물량이 늘어 택배업체만 웃었다는 얘기를 한다. 또 어떤이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선물세트 매출이 예년에 비해 10~20%정도 증가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모두는 추석이 내수 경기진작을 위해서라도 얼마나 필요한 민속 고유의 명절인지를 가늠케 한다. 긴 추석 명절 연휴를 보내며 기억에 남는 식사자리가 있다면 바로 도내 건설수주 1~2위를 다투고 있는 한 토종건설사 CEO와의 만남이다.

1시간 남짓한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남다른 고향사랑과 후배사랑은 내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의 사랑 방식은 한마디로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그가 후학 양성을 위해 장학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해마다 40명 안팎의 신규 직원을 지역출신으로 뽑아 지역고용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충북이 ‘3% 경제’와 ‘3% 인구규모’ 등에 머물고 있는데 대해 충북이 성장하기 위해선 훌륭한 지역인재를 많이 배출시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로 진출해 주요 보직에서 제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그래서 그는 도내 대학을 졸업한 지역 인재들을 해마다 채용하는가 하면 지역출신 건축기술사들만으로 진용을 꾸려 브랜드 아파트를 건설하고 100% 분양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고용창출이야 말로 고향을 키우는 지름길이란 것이다.

충북 도내에 각종 우수 기업을 많이 유치하면 지역인재가 일할 곳이 없어 타향 살이를 하는 설움도 없앨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일거리가 없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지역 건설사들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시야를 넓히면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사들이 지역구도로 바라보는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건설사들은 수도권 규제완화 등에 대한 대비책으로 서울에 지사를 내거나 아예 본사를 이전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해외 건설시장을 개척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충북시장에서의 라이벌 구도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란 것이다. 그는 아마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움지이자’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긴 추석연휴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민생을 걱정하는 우리 이웃들의 지역사랑 얘기와 사람사는 얘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방탄 국회란 오명을 쓰고 있는 의원들도 추석명절 연휴 400여만원 안팎의 보너스를 챙겨갔다고 한다. 노잣돈까지 챙겨 준 마당에 부디 추석 민심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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