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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인듯 강팀아닌 강팀같은

[나침반]
노 진 호
교육문화팀 차장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4년 09월 12일 금요일 제20면     승인시간 : 2014년 09월 12일 00시 00분

한화이글스 야구가 재미있어졌다. 하염없이 무너지며 속만 태우던 이전 시즌들이나 올 시즌 전반기와는 완전 다른 팀이 됐다. 마치 '썸'을 타는 남녀처럼 도통 알 수가 없다. 한화 야구는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끌려가다 뒤집고 앞서가다 발목 잡히기가 부지기수여서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인다. 그래서 요즘 한화 야구는 재미있다.

후반기 한화는 확실히 달라졌다. 아니 확연히 나아졌다. 올스타전(7월 18일) 이전 77경기에서 28승 48패 1무(승률 0.368·9위)로 승률이 채 4할에 못 미쳤지만, 이후 35경기(9월 10일 기준)에서는 18승 16패 1무(승률 0.418·9위)로 이 기간만 보면 승률 5할을 넘기고 있다.

한화의 후반기 반전은 4번 타자 김태균을 중심으로 한 타선의 집중력·파워 향상과 안·정·진(안영명-박정진-윤규진) 트리오로 대표되는 불펜의 안정에서 비롯됐다. 타선이 강해지고 뒷문이 든든해지면서 야구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뒤집기와 끝내기도 많아졌다. 한화의 올 시즌 역전승은 총 27차례로, 전체 46승 중 절반이 넘는다.

또한 지난 7일 대전 LG전 최진행의 끝내기 홈런, 8월 29일 대전 넥센전 정범모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등 올 시즌 6번의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렇듯 한화가 후반기 들어 '기다려도 되는' 팀이 되면서 탈꼴찌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실제 지난 9일 넥센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는 8위 KIA에 0.5경기차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탈꼴찌는 늘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멀어졌다. KIA와 반 경기차로 맞은 넥센과의 원정 2연전에서도 타선이 터지면 수비와 마운드가 무너졌고, 투수진이 호투하면 방망이가 침묵하면서 2연패, 8위 KIA와의 거리는 다시 1.5경기차로 벌어졌다.

한화의 후반기 반등으로 승률이 높아지고 중위권 혼전으로 4강과의 거리(10일 기준, 4위 LG와 6경기차)가 좁혀지면서 '탈꼴찌'는 물론이고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맞다. 한화는 달라졌고 더 강해졌다.

그리고 그들의 야구는 충분히 돈을 내고 가서 봐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어졌다. 그렇지만 그들은 여전히 ‘꼴찌’다. 초반 몇 경기를 빼곤 줄곧 순위표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날 때까지' 야구를 즐기는 것은 권장해야만 할 일이겠지만 너무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또 다른 실패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언젠가 한 TV프로그램에 나와 '야구는 계산이 가능해야 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강팀이 된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이 기억난다. 그래 우리 팀(한화)은 여전히 꼴찌다. 동시에 그들은 여전히 '계산되지 않는 혹은 종잡을 수 없는' 야구를 한다. 계산되지 않는 야구는 시즌 운영의 안정감을 떨어뜨리고, 결국에는 실패로 귀결된다.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한화는 고춧가루부대로 주목받고 있다. 왠지 씁쓸하다. 그 순위싸움에서도 한 발 비켜선 것 같아서. 하지만 희망은 충분하다. 지금 약간의 진화에 만족하지 않고 그 원인을 잘 분석해서 그 다음을 준비한다면 내년 시즌 한화는 분명 가을에도 야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정말 아쉽다. 왜 조금 더 일찍 달라지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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