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뉴스]

바람나그네 http://fmpenter.com

대한민국 2014년 8월의 가장 큰 유행이라면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빼놓을 수 없다. 승일 재단을 설립한 가수 션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에서 이미 유행하고 있는 운동으로, 대한민국에서도 운동이 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것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행을 보는 시선은 따스하지만은 않다. 따스하게 보지 않는 이들이 그렇다고 나쁜 뜻으로 그렇게 눈치를 주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이 운동이 바람직하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걱정되는 마음으로 불편한 시선을 주는 것. 불편한 시선을 갖는 이들은 이 운동이 혹여 홍보에 이용되거나 보여주기식 운동으로 변질될까봐 걱정하는 눈치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사회에서 관심 밖에 있는 루게릭병 환우의 상태를 알리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한 운동이다. 얼음물로 샤워해 작게나마 고통을 나누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부를 통해서 아픔을 나누자는 운동인 것. 그렇다고 여기서 표현한 고통 나누기가 얼음물을 뒤집어썼을 때 느끼는 고통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그 아픔은 루게릭병과 상관없다.

여기서 작은 오해도 발생했다.

배우 이켠은 얼음물을 뒤집어썼을 때 근육이 수축되는 것이 루게릭병의 증상을 묘사하기 때문이란 소식을 들어서인지 전시성 행사같은 이벤트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켠은 김명민이 연기한 루게릭병 영화를 비유하며 그 아픔을 봤으면서도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분 좋은 모습으로 시원해 하는 모습은 별로라는 말을 했다.

그가 오해한 것으로 본다면 그가 생각한 것은 그 시점까지는 맞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뒤늦게 알았기에 그도 누리꾼에게 잘못 알려진 자신의 마음을 사과하는 차원에서 이벤트에 참여하며 오해를 풀었다.

누리꾼은 이켠이 한 행동들이 옳다며 동조하고 있다. 염려스러운 마음에 동조하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런 염려스러움이 지나치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준다고 그전까지 좋은 뜻에서 이벤트를 진행한 이들이 동시에 멋쩍게 된 게 사실이다.

이 이벤트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이의 지목을 받은 사람은 얼음물을 뒤집어쓴다거나 100달러 기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나 대부분 뜻이 좋아 두 가지 모두를 선택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를 빼놓고는 두 이벤트를 하지만, 오해하는 이들은 이조차 의심을 하며 단순히 비난하기 바쁜 모양새도 눈에 띈다. 그런 이들이 하는 소리는 그렇다.

얼음물만 뒤집어쓸 뿐. 그들이 기부한다는 소리를 안 한다는 것. 이켠도 그 부분을 지적했으나, 사실은 그건 지나친 노파심일 뿐. 대부분은 말하지 않아도 100달러 이상 기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또 하나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은, 자신이 더 좋은 판단일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해 말하는 것. 닉쿤은 참여하면서 얼음물 뒤집어쓰는 것을 포기하고 기부를 선택한다는 말을 했지만, 그에 덧붙여 물 절약이 중요하다는 말을 해 이전까지 한 사람들을 멋쩍게 한 점은 주관적인 판단이 다른 이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할 건 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평가될 수 있는 모습 정도는 조심해야 한다고 시크릿의 전효성처럼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일은 막아야 좋은 일도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녀의 좋은 뜻까지 평가절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것은 이 이벤트의 특성을 지나치게 딱딱하게 규정하려는 움직임은 사라져야 한다. 웃고 장난치는 모습이 이벤트의 취지를 흐린다는 걱정은 필요없는 걱정일 뿐이다.

또 누가 준들 상관없는 이벤트다. 혼자 시작해도 상관 없다는 말이다. 그 좋은 운동이 확산만 된다면야 어떠한 형태든 뭔 문제랴! 딱딱한 기부문화가 문제인 것이지. 이번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대중적으로 가장 유연하게 시작되는 기부문화다.

(이 글은 8월 23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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