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3개 선거구 ‘싹쓸이’
집권당 프리미엄 작용 분석
야, 地選 승리 상승세 못이어
공천 잡음…진보 결집 실패

새누리당이 충청권 3개 선거구 수성에 성공하면서 여야의 충청지역 의석이 6·4 지방선거 이전으로 돌아갔다.

충청권 3개 선거구에서 열린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대전 대덕은 새누리당 정용기 후보가, 충남 서산·태안에서는 새누리당 김제식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충북 충주 역시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 의석수는 새누리당 15석, 새정치민주연합 10석의 의석 구도를 그대로 유지됐다.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던 새정치연합은 중앙당의 전폭적인 화력지원으로 의석 탈환을 꾀했지만 충청민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한계를 보이고 말았다.

새누리당이 의석을 수성할 수 있었던 데는 충청권 현안해결에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집권여당 프리미엄’이 가장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방선거와 달리 예산확보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이 후보 선택기준으로 꼽히는 만큼 집권여당 후보의 공약실천 가능성에 표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선거기간 충청권 3개 선거구를 돌며 새누리당 후보 당선 시 적극적인 현안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또 새로 구성된 새누리당의 지도부 대다수가 충청 출신이거나 충청과 관련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점도 이번 재보선 승리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친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집권여당 요직에 충청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되면서 이번 재보선이 충청소외론, 충청낙후론을 타파할 호기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이 충청민의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충청권 3개 선거구 대부분에서 드러난 여야의 공천 잡음에 ‘정치불신’의 골이 깊어진 점도 새정치연합의 패배에 한 몫을 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대전 대덕에서 ‘전략공천설’ 논란이 일며 4명의 예비후보가 반발하자 전략공천을 철회하며 경선을 진행, 지방선거에서 패했던 박영순 후보가 한달여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일이 발생했다.

충북 충주에서도 새정치연합은 공천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후보자등록 전날인 지난 9일 한창희 후보를 내세울 수 있었다.

심지어 충남 서산·태안에서는 새정치연합이 2차례의 공천번복 끝에 후보자등록일 첫날이던 10일 밤에야 가까스로 후보자를 확정하는 사상 초유의 공천 촌극을 빚기도 했다.

지방선거 이후 ‘야당의 숨은표’를 기대했던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공천 논란으로 인해 스스로 ‘진보 결집’에 실패한 셈이 됐다.

충청권 3개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의 의석이었던 만큼 표면적인 결과는 ‘현상유지’로 정리될 수 있지만 지방선거 승리 이후 충청의석 탈환을 노렸던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패배에 버금가는 ‘아픔’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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