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 윤금순 씨
이웃에 쌀기부 어느새 10년
지역 내 단체에 기부금 전달
배고픈 이웃에 식사 봉사도
“선행… 내 이웃을 가족처럼”

▲ 매달 기부한 쌀이 어느새 5t에 달하게 된 윤금순 씨. 윤 씨는 이를 두고 봉사가 아니라 '이웃에대한 사랑'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김영준 기자

내 이웃을 위하는 마음, 이웃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마음이 쌀 한톨, 한톨에 쌓였다.

그렇게 10년에 걸쳐 공익을 위해 쓰인 쌀이 자그마치 5t의 산을 이뤘다.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금순(59·여) 씨는 2005년 신탄진동 4통장을 맡으면서부터 매달 쌀 40㎏을 신탄진동 주민센터에 기부해 왔다.

윤 씨가 기부한 쌀은 신탄진동주민센터 한 켠에 마련된 ‘사랑의 쌀독’에 채워져 어려운 이웃들의 주린 배에 온기를 전했다.

사랑의 쌀독은 많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윤 씨와 같이 10년을 한결같이 기부에 나서고 있는 사례가 극히 드문 일.

“내 생활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기왕이면 통장 월급 10만원을 조금이라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며 시작한 일이 어느새 지금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쓰인 돈이 어느새 1000만원에 달했지만 윤 씨는 “동네에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 이웃도 아직 많은데, 이 정도는 별 것 아니예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칭찬받을 일이 전혀 아니라는 것으로, 윤 씨는 “쌀 기부를 ‘친한 이웃’에게 도움을 준다는 마음으로 행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거창한 봉사의식이 아닌, 살을 맞대고 얼굴을 마주하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시작된 셈이다. 사실 윤 씨는 대덕구에 35년간 터를 잡고, 2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수시로 어려운 이웃을 초대해 식사를 제공해왔다. 밥 한술 뜨기 힘든 ‘이웃사촌’에 마음이 아파온 윤 씨에게는 사뭇 당연한 행동. 이런 윤 씨의 ‘이웃애’ 실천은 비단 쌀 기부 뿐만이 아니었다.

지역의 선진질서위원회, 방위협의회, 복지만두레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다, 각종 지역 내 단체에 개인명의로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반찬이 없는 이웃에게는 김치와 밑반찬을 전달했고, 지역 내 일손이 달리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갔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웃에게는 밤사이 말벗이 되주기도 한다.

이런 헌신적인 모습 탓인지 윤 씨는 2005년 이래 늘상 ‘붙박이 통장’이다. 두루두루 모두 친한 이웃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윤 씨는 “가끔은 다른 누가 통장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어 골치”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만큼 그는 신탄진동 4통 400가구를 아우르는 ‘어머니’였다.

비록 크진 않아도 꾸준한 선행, 내 이웃을 가족처럼 여기는 윤 씨.

윤 씨는 “물론 활동은 계속할 겁니다, 거창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요…”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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