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광역단체장 명사 대담]
권선택 대전시장-정성욱 대전시개발委 회장
시청 남문광장 한밭종각…
10여년 친분…폭넓은 대화로
권 "최우선 시정가치는 시민"
정 "지역경제 활성화 힘쏟길"

▲ 권선택 대전시장(오른쪽)과 정성욱 대전시개발위원회 회장이 시청 남문광장 한밭종각에서 원도심 활성화 방안과 향후 시정 방향 등 폭넓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역 경제계의 산 증인 정성욱 대전시개발위원회 회장. 충청투데이 독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금성백조를 이끌면서 지역경제의 견일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누군가의 삶에 있어 롤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많이 닮았다.

10여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왔다는 두 명사는 오랜만의 만남이 반가운 듯 서둘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고, 내내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소소한 일상부터 민선6기 대전시의 시정 방향과 지역 경제의 발전방향, 원도심 활성화 방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오갔다. 대전시청 남문광장 한밭종각에서 가진 이들의 만남의 시간을 함께 했다.

대전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의 대화는 정 회장의 당선 축하인사로 시작했다. 정 회장은 권 시장에게 대전시민들의 기대감이 무척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전시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무엇보다 권 시장님에게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무척 큽니다. 취임 후 가장 최우선적 가치로 바라보는 시정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권 시장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민선 6기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을 늘어놨다. “최우선적 시정가치는 시민입니다. 또 원도심 활성화도 중요하고 시민 생명과 직결된 안전문제도 시급히 점검해봐야 합니다. 저는 민선 6기 대전시를 시민들의 뜻을 따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시민행복위원회’를 구성하려 합니다. 시민행복위원회는 시 현안에 대한 갈등 조정도 하고, 시민이 우선시 될 수 있도록 여러 의견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전 시민행복위원회를 시장과 시민이 공동위원장으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곳에서 민선 6기의 최우선 과제, 시정방향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덕담을 나누며 운을 뗀 이들은 곧 대화를 그들의 관심공통사인 경제이야기로 가져갔다.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은 권 시장은 지역 경제계의 당면과제는 무엇이며, 또 지역 경제계가 대전시에 바라는 정책에 대한 정 회장의 생각이 궁금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데 역점을 둬야 해요. 지역경제 활성화는 어느 단편적 해결책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기에 다양한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기본적으로 돈이 우리 대전에 들어와서 활력있게 돌게 해야 합니다. 돈이 우리 지역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추진했던 대형투자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합니다.

또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관광문화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전통시장 활성화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건설산업은 지역 내 총생산의 14%를 차지하고 제조업이나 기타 서비스산업보다 연관효과가 매우 큰 산업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가 급속히 위축돼 영세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며 수익성 악화로 상황이 매우 안좋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제값주고, 제값받는 건전한 건설시장 문화가 정착됐으면 합니다. 대전에 위치한 종합건설업체는 약 200개가 있습니다.

숫자나 수주실적 등을 볼때 전국에서 최하위에 기록되는 등 매우 열악한 실정입니다. 지역중소업체 일감확보를 위해 지역업체 규모에 맞는 분할발주라든가 지역 대학, 연구소 등 유관기관 및 단체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권 시장은 맞장구를 치면서 정 회장의 의견에 동감했다. 그리고 향후 대전시가 추진할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저 역시 글로벌 경제위기속에 지역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영세상인들은 물론 중산층까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대전의 실업난을 줄이고 고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지요. 그러나 일자리 문제라는 것은 당장 시행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게 중요해요. 과거에 비해 중앙지원혜택이 줄어든 상황에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지역의 이러한 상황을 빗대볼 때 대덕특구가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다른 자신의 생각을 늘어놨다. “전 한 회사를 창업해 올해로 35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대표로써 누구보다 대전에 미래를 걱정하고 어떻게 하면 번영하고 잘 살게 될지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기업들에 대해 시장님께서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특히 외부 사람들이 대전으로 몰려올 수 있는 정책을 펴주신다면 지역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겁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담은 대책을 정리해 곧 시장님께 제안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정 회장의 답변에 권 시장은 곧 바로 화답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라는 게 바로 제 생각입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제안도 좋아요.

시장으로 취임 전 기업들의 푸념을 들은 적 있어요. 대부분 ‘관’의 협조가 부족하다는 불만이던데, 이러한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시청 내 기업도우미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정 회장은 “기업도우미 제도를 운영하실거라면 항상 오픈시켜서 각종 현안들에게 대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운영해야한다”고 제안하면서 “그렇게 된다면 지역 기업들이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려한다면 형식에 그치면 안됩니다”라고 부탁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의 대화는 지역의 또 다른 이슈인 원도심 활성화로 흘렀다. 정 회장은 대전이 동·서 지역 간 불균형으로 수십년 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가운데 원도심 활성화 등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권 시장의 해법이 궁금했다.

“원도심 활성화는 시설재생과 문화를 접목시킨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하드웨어만 집중할 경우 무리수가 따르고 공동체가 깨지기 마련이예요. 꼭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재생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며, 근대문화가 집중돼 있는 원도심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겠습니다. 그러나 서구나 유성구 등 신도심 개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예요. 계획된 사항을 취소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권 시장의 신념에 대해 정 회장의 솔직한 의견도 나왔다.

“시장님께서 취임사에서 말씀 하셨듯이 지역균형발전은 ‘건강한 대전’을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것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저 역시 도시의 정체성은 원도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개발로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원도심이 낙후돼온 그 동안의 개발패턴을 이제는 원도심 활성화로 정책변환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둔산과 노은, 도안 신도시 등 대전이 어느 정도의 도시 인프라 수요는 확충됐다고 판단합니다. 더이상 대단위 신도시 개발은 미래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두어도 괜찮을 듯 합니다.”

많은 이야기가 나누다 이들은 결국 친분을 쌓을 수 있던 계기, 한밭대 CEO과정 시절로 돌아갔다. “10여년 전 한밭대 CEO과정을 수강하면서부터 정 회장님과 친분을 쌓아왔지요. 정 회장님은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신용도가 굉장히 높으신 분이지 않습니까.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정 회장은 자신을 낮췄다. “권 시장님은 행정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하는 등 국내 최고의 수재이십니다. 시장님이 시정 운영을 잘 펼칠 수 있도록 우리 경제계에서 중지를 모으겠습니다.”

오랜만에 진솔한 대화를 나눈 두 명사는 한정된 시간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그런 아쉬움이 남았는 듯 권 시장과 정 회장은 수십번씩 서로 고개를 숙여 작별 인사를 나누고서야 헤어질 수 있었다. 인터뷰 시간 내내 서로의 덕담과 웃음의 대화로 채웠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한밭종각을 떠났다.

진행=박진환 사회팀장 pow17@cctoday.co.kr

정리=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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