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김정현 배재대학교 교수
다문화 관련센터 3곳 수장
교육·학교생활 적응 도와
“글로벌 인재로 자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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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화이글스 청주구장 개막경기에서 한 소녀가 시구를 했다. 단 일구를 위해 소녀는 매일 연습했고 그녀의 공은 다행히 포수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관람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소녀의 어머니는 환호했고, 소녀는 자신의 공을 받아준 포수에게 인사했다. 이 때 소녀의 인사를 받으며 마스크를 벗은 포수는 그녀의 새아버지였다.

이를 기획한 것은 김정현(46·여) 배재대 가정교육과 교수다. 이 소녀는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온 중도입국 다문화가정 아이로 ‘낯선 환경’과 ‘새로운 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시구 이벤트를 마련, 주변의 도움으로 성사시켜 소녀의 가족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김 교수는 “중도입국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들과 관계 형성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아이와 엄마도 모르게 한국인 아버지를 포수로 앉혔다. 이를 통해 이들이 한울타리 안에 있는 ‘가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농촌에 사는 이주여성들이 식생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 현재는 중도입국 아이들까지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서부다문화교육센터와 대전여성새일지원본부장, 대전 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등 그가 맡고 있는 단체만 세 군데다.

“이주여성들이 먹거리 문제로 많이 힘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먹거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차에 학교 안에도 다문화 아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알게 됐고 2009년에 다문화교육센터장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일하게 됐어요.”

그는 지금 중점적으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교육 및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도입국하는 다문화 아이들의 학교 입학을 돕고, 또 이들의 부모 대신 직접 교복도 맞춰주고 체육복도 사준다. 그렇게 아이를 입학시킨 후 매주 토요일에는 학교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공부도 가르쳐준다. 이 아이들을 제2의 ‘오바마’로 키우는 것이 그의 최종 꿈이기도 하다.

“많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교육 사각지대에 빠져있어요. 하지만 엄마 나라의 언어에 한국어까지 할 수 있는 재능있는 아이들이잖아요. 제2의 오바마와 같은 인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죠. 이들이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성장하고 있고, 또 글로벌 인재로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해요.”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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