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4주년 특집] 월드컵 H조 3개국 전력분석 - 러시아

◆1차전 러시아(18일 오전 7시)

러시아 대표팀의 특색은 라인업에 빅리그에서 활동하는 해외파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주전과 백업요원이 모두 모스크바에 있는 다수 구단이나 제니트, 안지 등 러시아 리그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내파 위주의 라인업 운용은 조직력을 극도로 끌어올리려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같은 리그에서 오래 함께 뛰어 서로 특색을 섬세하게 알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본선을 준비한다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다. 러시아는 예선 때부터 주전 전열에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아 이미 상당한 조직력을 확보하고 있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유벤투스,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클럽과 종가 잉글랜드의 사령탑을 지낸 명장이다. 그는 세리에A, 프리메라리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13차례나 팀을 정상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카펠로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승부사 가운데 한 명으로 거명된다. 카펠로 감독은 경기장 안팎에서 국가대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사령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펠로 감독이 러시아 선수들을 라인업의 톱니바퀴 하나하나로 다듬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러시아는 유럽예선에서 4-3-3 또는 4-2-3-1 전술 대형을 즐겨 구사했다. 약체에도 수비를 먼저 안정시키고서 기회를 엿보는 시스템을 고수했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20골을 터뜨리면서 5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런 실리 축구는 강호 포르투갈을 따돌리고 예선 조별리그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 동력으로 꼽힌다.

러시아의 최전방 공격수로는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눈길을 끈다. 케르자코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신장이 176㎝로 크지 않고 골 결정력도 발군이 아니지만 동료와 득점 기회를 함께 만들어내는 재주가 돋보인다. 좌우 윙어로는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과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프 모스크바)가 뛰고 있다. 페널티지역 침투, 패스, 슈팅에 능한 2선 공격수인 코코린은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경계대상이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로만 시로코프(제니트), 이고르 데니소프(디나모 모스크바), 빅토르 파이줄린(제니트)이 주로 기용됐다. 시로코프는 유럽예선에서 3골, 4도움을 올린 공격형 미드필더로 패스, 돌파에 강하고 데니소프, 파이줄린은 궂은 일에 능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좌우 풀백은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트바), 알렉세이 코즐로프(쿠반 크라스노다르), 센터백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 골키퍼는 이고르 아킨페프(이상 CSKA모스크바)가 맡아왔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늘 한솥밥을 먹는 이들 골키퍼와 센터백 3인 조합은 유럽예선에서 함께 투입된 8경기를 4실점으로 틀어막는 조직력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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