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4주년 특집-월드컵] 지구촌 ‘스타 감독’ 진검승부

월드컵 축구대회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각 나라를 대표해 뛰는 모습을 한 번에 볼 기회이면서 '스타 감독'의 자존심이 걸린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 대회에도 개최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6) 감독을 비롯한 명장들이 '진검 승부'를 준비 중이다. 32개국 감독 가운데 전 세계 축구팬이 주목할 주요 사령탑을 정리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6) 브라질 감독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에 통산 5번째 월드컵 우승을 안긴 명장. 그러나 대회 직후 자진사퇴했다.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아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과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 진출 등을 이끌었고, 첼시(잉글랜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팔메이라스(브라질) 감독을 지냈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을 내자 브라질축구협회는 2012년 11월 마누 메네제스 감독을 경질하고, 카리스마와 안정감을 갖춘 '백전노장' 스콜라리 감독을 다시 선택했다. 그는 '예비 월드컵'인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우승 청부사'의 귀환을 선언했다.

◆비센테 델 보스케(64) 스페인 감독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12)에서 '무적함대'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헬무트 쇤(독일·유로 1972와 1974년 월드컵 우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유로와 월드컵 우승컵을 모두 거머쥔 감독이다. 전임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도입한 짧은 패스를 앞세운 '티키타카'를 계승해 스페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스페인은 2011년 9월부터 FIF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이 브라질에 0-3으로 지는 등 최근 '티키타카의 위기'를 보여주는 사례가 나온 점은 스페인과 델 보스케 감독이 월드컵 2연패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델 보스케 감독과 2016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면서 신임을 확인했다.

◆루이스 판 할(63) 네덜란드 감독

스페인 프리메라리가(FC바르셀로나), 독일 분데스리가(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아약스·알크마르)에서 정규리그 우승만 7번. 1994-1995시즌에는 아약스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1990년대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구가한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네덜란드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2008-2009시즌 알크마르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데 이어 2009-2010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우승,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우승해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2012년부터는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돌아와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무패(9승1무)로 본선행을 일궈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기 사령탑으로, 월드컵 이후 행보에 더 관심이 쏠리는 감독이기도 하다.

◆로이 호지슨(67) 잉글랜드 감독

선수로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으나 29세인 1976년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거의 공백없이 20개 가까운 팀에서 활동했다. 다수 국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며 영어 외에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등 국제적 경험과 감각, 인화력을 갖춘 감독으로 평가된다. 2007년 핀란드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와 2009-2010 유로파리그에서 풀럼의 준우승을 지휘했다.

2010년 리버풀 감독에 선임됐으나 이듬해 경질된 그는 한 달 만에 웨스트브로미치로 옮겨 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중위권으로 이끌었고, 2012년 5월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최근 잉글랜드가 각종 국제대회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브라질에서 호지슨 감독이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트마르 히츠펠트(65) 스위스 감독

독일과 스위스에서 화려한 성과를 내며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해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다. 스위스 클럽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그라스호퍼 취리히를 두 차례 스위스 챔피언에 올렸고, 이후 독일로 옮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모두 맛봤다. 2008년부터는 스위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을 지휘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위스는 16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페인을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는 유럽예선 E조에서 1위로 이끌어 본선에 직행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스위스를 18년 만에 세계 '톱10'(FIFA 랭킹 7위)에 올려놨다.

◆파비오 카펠로(68) 러시아 감독

한국이 속한 H조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을 지닌 감독. 이탈리아 출신으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AC 밀란, AS 로마(이탈리아) 등 유럽의 명문 클럽을 정상에 올려놓고, 잉글랜드 대표팀도 지휘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이끌 당시 32개 출전국 감독 중 가장 많은 연봉(990만달러)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 것은 그의 명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16강에서 탈락했음에도 살아남은 카펠로 감독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던 존 테리(첼시)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2012년 2월 경질됐다가 그해 7월 러시아의 부름을 받았다. 러시아를 브라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을 제치고 F조 1위로 이끌며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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