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국내 첫번째 단독콘서트
3일간 4만여명 은빛물결 열광
티켓 못구한 3천여팬 두리번
국내 마치고 내달 아시아투어

▲ 그룹 엑소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데뷔 2주년 기념 콘서트 '엑소 프롬 엑소플래닛-더 로스트 플래닛'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엑소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엑소 프롬, 엑소플래닛 #1-더 로스트 플래닛'의 마지막 날.

티켓을 구매하지 못한 팬 3000여 명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에도 우비를 입고 앉아 야외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즉석에서 10곡의 생중계를 결정한 것이다.

이들은 회당 1만 4000석 씩 3일간의 공연 티켓 4만2000여 장(장당 9만9000원)이 순식간에 매진되자 취소 티켓이라도 구입하고 싶어 공연장을 찾은 것이다. 중학생 정모(15) 양은 "(팀에서 이탈한) 크리스를 좋아하던 팬들이 티켓을 취소했다는 얘기가 돌아서 현장 티켓이라도 사고 싶어 왔다"며 "공연장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오빠들을 이렇게라도 봐서 행복하고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엑소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지난해 1집이 100만장 이상 판매되면서 연말 가요 시상식 대상을 휩쓴 데 이어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도 한국어와 중국어 음반을 합해 약 69만 장이 팔려나갔다. 지난 2년간 가열된 인기는 이번 첫 단독 콘서트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체조경기장에서 무대가 보이지 않는 시야제한석의 맨 마지막 끝줄까지 관객들이 들어찬 건 이례적인 풍경이었다. 1만4000명의 팬들은 은색(라이트 실버) 야광봉을 일제히 흔들며 '엑소'를 외쳐 함성에 노랫소리가 묻히고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즐기는 걸 넘어 미쳤으면 좋겠다"(수호), "여러분 열기 덕분에 멤버들의 몸이 축축하게 젖었다"(시우민), "여러분 굉장히 예뻐요. 사랑합니다"(레이)란 멤버들의 한마디 한마디에도 팬들은 엄청난 함성을 질러댔다.

크리스가 공연 1주일가량을 남겨둔 지난 15일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팀에서 이탈해 갑작스럽게 안무와 동선, 음악 파트를 바꾸느라 어려움이 많았을 터. 그럼에도 11명의 멤버들은 매끄럽게 무대를 이어가 크리스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총 연출을 맡은 토니 테스타는 멘트보다는 다채로운 무대를 죽 이어가는데 시간을 할애한 듯했다.

멤버들은 히트곡 '마마'(MAMA), '늑대와 미녀', '으르렁', '중독' 등의 무대를 비롯해 짤막한 개별 무대로 재능을 뽐냈다. 찬열의 드럼 연주와 백현의 피아노 연주, 레이의 자작곡 퍼포먼스, 첸의 록 무대 등은 다채로워 집중력이 높았다.

특히 'EXO'를 상징하는 로고 형태의 돌출 무대는 공연장 전체를 빙 두르고 있어 좌중을 압도하는 크기였다. 이곳에 간이 무대 5개를 마련했고 대형 LED 스크린과 4개의 중계 스크린을 설치해 멀리 떨어진 관객들을 배려한 모습이었다. 쉼 없이 쏟아지는 레이저 빔, 갑작스럽게 등장한 와이어 퍼포먼스, 공중곡예사들의 댄스 등 아낌없이 물량을 투입해 화려함을 더했다.

앙코르 무대에선 팬들이 '이제부터 시작이야'라고 써진 플래카드를 일제히 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이에 감동받은 수호와 첸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찬열은 말하던 중 목이 메었다. 타오는 크리스 사태를 의식한 듯 "힘들고 아파도 멤버들과 여러분이 있어 엑소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영원히 같이 있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SM 이수만 회장과 김영민 대표, 남소영 부사장 등 임원진들이 대거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직전 이 회장이 등장하자 일제히 '이수만'을 연호했다. 이 회장은 공연 말미에도 팬들이 다시 환호하자 일어나 화답했다.

또 보아, 슈퍼주니어의 최시원과 규현·동해 등 소속 가수들을 비롯해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 빅스가 엑소를 응원하기 위해 자리했다. 엑소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6월 1~2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를 비롯해 중국,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지에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