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홍 표
경제팀 차장

요즘 대한민국은 ‘안전’이란 두 글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안전불감증은 사회 전반적인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이를 정리·수습하는데 긴 시간이 걸릴 듯 싶다.

‘불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라는 표어가 이제는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은 최근 우리나라를 휘감고 있는 화두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안전불감증의 최고봉을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회에 만연돼 있는 안전불감증이 꽃다운 나이 학생들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다.

이같은 안전불감증은 이 지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7월 18일, 충남 태안 안면도 사설 해병대캠프에 참여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 197명이 훈련에 참여했다가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병대캠프 사고 유족들이 느꼈던 분노와 정부의 무능, 사회의 병폐가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씻을 수 없다. ‘구명조끼만 입었었더라면…’ 그 탄식은 불과 몇달되지 않아 세월호 참사로 이어지는 비극을 낳게 됐다.

이후 지역 건설현장에서도 심각한 안전불감증 문제가 터졌다.세종시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철근을 덜 넣은 문제가 불거졌다.

아쉬운 것은 피해를 당한 당사자의 문제로만 여겨질 뿐 자신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갖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또 다시 강조하고 있는 안전의 중요성은 여전히 헛구호에 그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얼마전 충남 아산시에서 준공을 앞둔 오피스텔 건물이 붕괴위험에 처했다.

아니나 다를까 붕괴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 경찰은 건물 지지용 기초 파일이 일부 모자라게 시공됐다는 부실시공 정황을 포착했다. 이곳은 연약지반의 성격을 갖고 있어 안전을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초 설계대로도 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준공전이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실제 거주 오피스텔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설마 건물이 무너질까라는 시공사의 안일함이 이같은 사고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이제 안전은 우리들의 몫이 돼 가고 있다.

‘누가 지켜주지 못한다면 자기몸은 스스로 지킬 수 밖에’라는 일부 시민들의 푸념이 푸념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정녕 사회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직접 나서 내생명 내가족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를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민초들의 마음 속 봉기가 아닌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