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재능기부는 내 운명”
교통사고로 장애 5급 판정
아픔 딛고 미용·건강 봉사
10개 자격증… 봉사폭 넓혀

▲ 대전지역 전역을 누비며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는 송영주 씨.
몸이 불편한 이들을 보살피며 스스로의 고통도 함께 치유하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1991년부터 20년 이상 지역 어르신들에 대한 미용봉사와 건강관리 봉사에 힘 쓰고 있는 송영주(51·여) 씨다.

어엿한 미용실 원장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는 ‘미용봉사계’에서 이름을 날렸고, 그 후에는 어르신들의 건강전도사로 변신해 또 다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어르신들이 보다 건강할 수 있도록 웃음치료와 수지침을 병행하고, 레크레이션과 노래를 통해 웃음을 이끌어내는 게 송 씨의 주된 활동. 송 씨는 “치매를 앓으시는 어르신들도 즐거움을 드리면 순간적으로 웃음을 내보이세요. 그 분들의 행복한 모습이 얼마나 저를 기쁘게 하는지 모른답니다”라고 말했다.

더 나은 봉사활동을 위해 2009년 이후부터는 순차적으로 관련자격증을 따기 시작해 지금은 10개가 넘는 자격증을 자랑하고 있다.

오랜기간 계속된 봉사활동 언제나 밝은 모습이 ‘트레이드마크’인 송 씨는 이런 활동들 탓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불굴의 여자’로 평해진다.

하지만 송씨에 대한 ‘불굴’이라는 표현이 특히 빛을 발하는 이유는 그녀가 남 못지 않은 ‘아픔’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닥쳐온 불행은 2002년 불의의 교통사고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하반신의 장애 5급 판정을 받은 그 순간 12년 간 이어온 미용봉사가 한계를 맞딱뜨린 순간이었다.

상처가 아문 뒤에도 얼마간 집밖을 나서지 못했다는 송 씨. 2년 간의 방황을 겪었지만 송 씨는 봉사활동을 포기하지 않았다.

송 씨는 “어느날 문득 아직 나이도 젊고, 할 일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살게 된 것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라는 게 당시에 대한 송 씨의 눈물젖은 회고다.

‘작은 불편’으로 미용봉사에 어려움이 생기자 또 다른 활로로 찾은 것이 ‘건강’이다. 수지침, 건강치료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챙기던 것이 또 다른 봉사활동의 가능성이 됐다.

송 씨는 “미용봉사에 한계가 느껴지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러다 몸과 마음이 아퍼 배우던 것들을 다른 어르신들에게 배풀 수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어요”라며 “계속 배우고 배우고 하다보니 어느새 ‘전문가 소리도 듣게 됐답니다”라며 살포시 웃었다.

비슷한 아픔을 가진 분들이기에 더욱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그녀. 송 씨는 “아직 많이 더 노력해야 된다”며 보다 많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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