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가수 브로 ‘그런남자’ 인기 왜…
소유-정기고 ‘썸’ 제치고 멜론 1위
SNS ‘김치녀’ 논쟁으로 일파만파
걸그룹 벨로체는 ‘그런여자’ 대응도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 가수 '브로'(Bro)의 '그런 남자'가 음악팬들의 공감을 얻으며 멜론 차트 1위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곡은 26일 오전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40여 일간 1위에 올랐던 소유와 정기고의 '썸'을 제치고 차트 정상을 차지했으며 다른 음원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25일 신인 걸그룹 벨로체가 '그런 남자'의 원곡에 대응하는 가사를 담은 커버곡 '그런 여자'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카카오톡 대화로 이뤄진 뮤직비디오 형식까지 패러디하면서 관심이 한층 증폭됐다.

'그런 남자'를 유통한 다날 관계자는 26일 "공개 당일 오후부터 일부 차트에서 빠르게 반응이 왔고 주말을 지나 일부 차트 1위를 찍었다"며 "오늘 오전 1시부터 멜론차트 1위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그런 남자'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에서 다뤄진 '김치녀' 논쟁을 다룬 가사로 화제를 모았다. '김치녀'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흔히 사용되는 한국 여성 비하 표현으로 지나치게 남성에게 의존적인 여성, 과도한 성형 수술을 한 여성,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스러운 여성 등을 통칭한 인터넷 신조어다.

'그런 남자'는 호소력 짙은 브로의 음색이 매력인 발라드이지만 가사에서 '김치녀'를 비판해 신세대 남성들의 공감을 전폭적으로 얻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사에는 '한번 눈길만 주고 갔는데, 말없이 원하던 선물을 안겨다 주는',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너를 태워 바다로 쏘는 그런 남자', '키가 크고 재벌 2세는 아니지만, 180㎝는 되면서 연봉 6000만원인 남자' 등 일부 여성들의 이상형을 거론한 후 '그런 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너도 양심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일침을 가해 반전을 준다.

가수의 인지도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가사의 힘과 가창력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입소문을 타 인기 가수들의 신곡을 누르는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놀랍다.

가요 관계자는 "이성 관계에서 '조건'을 중히 여기는 요즘 젊은이들의 연애 세태에 일침을 가하고, 남성의 시각에서 이러한 여성들에게 비판적인 심리를 간파했다는 점에서 폭발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브로가 일베 유저라고 '인증'했다는 논란과 벨로체가 브로의 인기에 편승했다는 비판 등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불편한 시각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 씨는 “여성에 대한 경계심과 불만이 생겨난 상황에서 나온 게 '김치녀' 신드롬인데 이러한 사회적인 심리가 대중음악에 반영돼 인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